[궁금합니다] 최원석 <대한건설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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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협회는 28일 서울 논현동 아미가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최원석동아건설회장을 20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동안 대형건설업체와 중소건설업체는 따로 회장후보를 내는 등 분열위기를 맞았으나 27일 열린 시도회장단회의에서 최회장을 단일후보로 추대키로 극적 합의했다. 최회장은 "건설시장개방을 앞둔 상황에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의 배타적이고 대립적인 관계를 상호 협력전인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대한건설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최회장 =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돼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금 건설업계의 사기는 침체돼 있고,건설인의 자존심은 현편없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것을 회복시키는게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여년간 건설업에 종사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회원사의 결집된 의견을 수렴해서 업계의 권익보장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건협회장 선출과정에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마찰이 표면화됐습니다. 근본원인이 무엇이고 업계의 화합방안은 무엇인지요. 최회장 = 대형건설업체와 중소건설업체는 배타적이고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협력적인 관계로 발전되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건설관리(CM)제도가 도입되면 대형건설업체와 중소건설업체와의 상호보완적 관계가 정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회는 이 과정에서 중재자적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어려운 문제인 서울과 지방업체간의 갈등도 공동도급제도의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하여 협력무드를 조성, 화합분위기를 유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역업체의 육성과 지역간 건설업계의 편차를 없애는 일에도 치중하겠습니다. 지자제의 정착과 더불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올초 도급순위 18위의 우성건설이 넘어지는등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해결바안이 없습니까. 최회장 = 건설공사대금은 대부분 어음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어음유통이 어려울 경우 건설업체의 부도는 필연적입니다. 그러나 건설어음은 한은재할인대상에서 제외돼 자금부담이 클뿐 아니라 금융비용이 엄청나며 이것이 부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설업에 대한 금융차별을 폐지해 주도록 정부당국에 요청하고,건설업체의 연쇄도산을 막기위한 연대보증제도의 철폐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대형건설업체 담합조사가 건설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담합의 범위를 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입니다. 어는 선까지가 담합이라고 생각합니까? 최회장 = 지금까지 관행으로 돼왔던 수주협의가 갑자기 담합이란 불법행위로 간주되어 건설업계가 당황해 하고 있는게 사실 입니다. 우선 담합의 정의가 새롭게 내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공사비를 올릴 목적으로 공모한다든지 아니면 경쟁업체의 입찰업무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는 당연히 불법행위로 봐야겠지만 그외의 경우는 정상적인 수주업무 활동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관행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연고권이 담합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연고권에 대한 인정이 바람직한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요. 최회장 = 경쟁상대자가 여러가지 유형의 연고가 있어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경우, 연고 없는 업체가 무모한 경쟁을 스스로 자제해서 양보하는 행위 등 업계 상호간의 자율조정 행위는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회장께서는 중소업체 수주확대를 위해 입찰자격사전심사(PQ)공사 축소, 도급하한제 확대, 적격심사낙찰제 대상축소, 일반 건설업체간 하도급허용 등 획기적인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최회장 = 중소건설업체의 수주확대를 위해 제안한 제도개선사항은 건설교통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건설업법등 관련 규정의 개정을 통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단계적으로 추진을 하면 실현가능성은 아주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년에 정부발주공사 입찰에 외국업체들이 참가할수 있는 등 국내 건설시장이 완전개방됩니다. 상당수 업체들이 대형 외국업체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회장 = 공사의 기획 설계 발주 감리 시공등 공사업무전반을 관리할수 있는 건설관리제도(CM)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또 발주기관의 전문성을 제고하기위해 조달청 중앙집중발주제도를 개선, 발주기관별 자율적으로 계약을 집행할수 있게 하고 표준시방서 표준계약서를 정비해 발주자 설계 감리 시공자간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할 것입니다. 건설업에 대한 규제도 보다 완화돼야 합니다. -요 몇년사이에 부실공사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해서 부실건설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회장 = 부실로 인한 사고가 빈발한데 대해 업계를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우리 건설인들이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 의지가 일선현장에까지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정부가 건설공사 현장실명제를 실시하려는데 대해 찬성하고 건설현장의 기술자와 기능공등에게 기술교육과 더불어 정신교육을 강화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또 건설자재의 품질확보를 위해 조사및 검사활동을 펴 나가고 자재의 수급예측업무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제 부실공사의 방지는 단속보다 시장기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성실시공 풍토가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협회가 이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건설업계 내부의 당면과제는 무엇입니까. 최회장 = 우선 건설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사업 수행과정에서 인.허가를 비롯한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규제를 많이 완화시켰으나 아직도 미흡한 수준입니다. 다음으로는 건설업도 세계화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과당경쟁만을 할것이 아니라 건설업의 무대를 세계로 넓혀야 합니다. 아프리카나 남미와 같은 새로운 시장으로의 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건설기술의 선진화가 시급합니다. 건설기술에 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위해 정부도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입찰제도입니다. 입찰제도는 발주자는 물론 건설업계내에서도 업체마다 상이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건설업계의 여론조사를 통해 다수가 원하는 현실에 부합되는 제도가 정착되도록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