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 분할추진 "진통".."일 정보산업 약화" 여당등 반대

일본전신전화(NTT) 분할/분리는 물건너 간 일인가. 일본정부의 NTT 분할/분리 유보결정을 계기로 NTT의 운명에 또다시 관심이쏠리고 있다. 일본정부는 행정개혁 가운데 최대 관심거리로 떠오른 NTT 분할문제에 대한결정을 유보했다. 10여년이상 논의돼온 NTT분할이 "없었던 일"로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게 된것. 각료회의는 ''NTT 분리/분할''건에 대해 연립여당내 의견조정지연을 이유로결론을 유보했다. 행정개혁위원회의 규제완화소위는 지난해말 "NTT에 대한 경쟁원리도입"을 이유로 분할론을 확정, 발표했다. 우정성장관 자문기관인 일본전기통신심의회도 그동안 논의된 상황을 종합,지난 2월 16일 NTT를 장거리 1개, 지역 2개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공룡기업 NTT의 분리/분할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결론은 이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분리/분할을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대립을 조정하기가 어려워지자 결국이 문제에서 발을 빼버리고 만 것. NTT개혁론이 처음 제기된 것은 82년. 엎치락 뒤치락 우여곡절끝에 전통심은 90년 일단 분할방침을 결정했다. 차세대통신망정비및 주식시장상황을 고려, 5년후 분할을 본격 추진키로 했었다. 그로부터 또다시 1년여가 지났지만 결국 결론에는 이르지 못하고 말았다. 요란법석만 떨고만 꼴이 된 것. 세계 최대의 공룡기업 NTT분할이 왜 이처럼 진통을 겪고 있는가. 국가경쟁력강화라는 큰 목표를 위한 구조개혁에는 모두 한목소리를내면서도 그 해법에는 생각을 달리하기 때문. 소관부처인 우정성은 원칙적으로 분할에 찬성하고 있다. 전통심은 NTT지역망 독점이 손쉽게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NTT본체의 구조개혁과 동시에 규제완화를 진행시켜 나감으로써 경쟁상태를 만들어 나가자"는 입장이다. 외국에 비해 비싼 전화요금을 내리고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쟁체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경제단체와 연립여당은 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세계통신시장을 점차 거대통신업체들이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NTT를분할할수 없다는 것이다. NTT를 약화시킬 것은 물론 일본의 정보산업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오히려 NTT를 강화, 정보화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것이다. 따라서 분할보다는 영역구분을 아예 폐지, NTT도 키우면서 경쟁체제를 다지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 NTT도 물론 반대입장이다. 인원감축과 합리화계획을 세우고 시내망회선의 자유접속허용, 요금인하계획등을 발표하면서 분리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경단련은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엉거주춤한다. 이런 저런 구실을 내세워 분리/분할에 대한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집권여당은 차기 정기국회때까지 결론을 내릴수 있도록 계속 검토해줄 것을 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개정 시한인 오는 11월말까지는 NTT분할문제가 어떤 식으로든결론이 날 전망이다. 거대기업 NTT를 쪼개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일까. 아니면 정부차원에서의 더 많은 지원으로 몸집을 늘리는게 효율적인가. NTT 운명을 결정할 해법찾기게임이 또다시 지루하게 계속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