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화기없어 "개점휴업"..신세기통신, 개통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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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통신의 CDMA방식 디지털이동전화서비스가 "개점휴업" 상태이다. 지난 1일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이동전화기(단말기)수급이 원활치 않아 이동전화가입자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불편은 삼성 LG 현대등 단말기생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단말기를 양산하는 이달말에나 해결될 것으로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2일 단말기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CDMA이동전화 개통첫날 원하는 가입자를 모두 수용하지 못하는등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신세기통신의 고객센터도 전화안내를 통해 현재는 가입예약만을 받고 있으며 국내업체의 단말기가 생산되는 4월말에나 가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세기통신은 이같은 가입불능상태의 원인에 대해 단말기 부족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3월말까지 소니사의 단말기 2천여대만을 확보했으나 턱없이 부족해 일선대리점까지 단말기를 공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기는 당초 3월말까지 퀄컴의 단말기 5천대와 소니의 단말기 4천대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퀄컴이 단말기생산에 차질을 빚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이같은 가입불능상태가 초래됐다. 국내업체의 단말기 생산도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졌다. 지난달말로 잡은 양산일정이 적어도 이달말까지로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기는 현재 삼성 LG 현대가 생산한 시제품의 성능시험을 벌이고 있으나 제품불량률이 30%를 웃도는등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기는 지속적으로 성능개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빨라도 중순이후에나 이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단말기생산은 4월말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신세기통신의 이번 가입불능상태는 충분히 예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CDMA기술이 국내업체가 처음 접하는 생소한 기술이며 단말기용 핵심부품인 칩마저 퀄컴사가 독점공급하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국내업체가 CDMA단말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것은 연구기간이 짧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핵심부품을 퀄컴에 의지하고 있는 점은 한국의 CDMA가 퀄컴의 "볼모"로 잡혀 있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퀄컴은 단말기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운용소프트웨어 제어칩을 독점적으로 생산, 국내 단말기생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퀄컴사가 단독생산하고 있는 칩을 국내업체가 독자개발해 생산하는 올 연말까지는 단말기 수급불안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