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다산논설선집' - '수령이 지켜야 할 일' 중에서

"다산논설선집" ( 정약용 저 박석무.정해렴 편역 현대실학사 간 ) -"수령이 지켜야 할 일" 중에서 요즘 사람은 수령이 되었다 하면 번번히 "이 지방은 인심이 나쁘다"고 하는데 이 한마디는 천사람의 마음을 잃는 것이다. 동해건 서해건 마음과 이치는 동일하다. 조그만 마을에도 반드시 충성스럽고 믿을수 있는 사람이 있고 성인의 마을에 사는 무리에도 미치광이는 있게 마련이다. 세상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진실하면 정치가 서투르고, 반대면 재주가 풍부하다" 일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관장이 높은 자리에 앉아 관아의 종속들이 허리굽혀 명령을 받들어 오가는 것을 보면 이렇게 말한다. "저것들의 뱃속에는 오장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성스런 마음과 지혜로운 성품에 통달한 재식이 그속에 숨어있으며 사람을 많이 겪어 왔고 남의 뜻 받드는 것에 힘써 왔기에 귀신처럼짐작하여 해내고 있는 것을 모르니 어떻게 수완속에 들어오겠는가. 따라서 지극히 정성스레 그들을 대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