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바다와 환경 .. 전윤철 <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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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21세기를 "바다의 시대"로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인류의 보고"니 하는 미사여구를 쓰지 않더라도 풍부한 자원을 가진 잠재력과 개발가능성이 그만큼 큰 것도 사실이다. 바다는 우리생활에 직.간접적으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두가지 예만 들어보자. 우리가 좋아하는 조기 갈치 고등어등 생선은 물론 김 미역등 우리식탁에 떼놓을 수 없는 수산물을 공급하는 터전이며 낚시 스킨스쿠버 윈드서핑등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다는 무한한 것이 아니라 유한하다. 때문에 바다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정능력의 한계내에서 이용돼야 보전이 가능하다. 한번 파괴된 바다환경을 복원하려면 파괴할 때보다 몇갑절 이상의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다이용에 한계성이 있게마련인 이유이며 파괴하기전에 처방이 뒤따라야 하는 당위성이다. 지난해 남해안에서는 씨프린스호등 유조선 침몰에 다른 유류오염사고와 대규모 적조현상이 발생해 수산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바다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 또 범정부적으로 해양오염방지 종합대책을 수립해 근본적인 문제부터 치유해 나가는 발단이 되기도 했다. 불행중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TV화면에 비춰진 바다속의 비닐 빈명 쓰레기 폐타이어등의 모습은 우리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깨끗한 바다를 가꾸는 일에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쓰레기 적게 버리기, 생활하수를 오염시키는 세제 안쓰기등 우리 주위의 작은 일부터 실천해가야 한다. 특히 기업인들은 폐수처리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월가절감도 좋고 경쟁력 제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쇠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산물을 좋아하는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바다오염은 막아야 한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행위는 유해식품을 제조 판매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한다면 논리의 비약이라고 항변할 수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