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자회담 수용토록 북한 설득중...중국 등 협조 얻어

정부는 북한이 손성필주러시아대사를 통해 4자회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를 최종적인 북한의 입장으로 보지 않고 중국 등 관계국의 협조를 얻어 4자회담수용을 설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오는 19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북미미사일회담 채널 등을 통해북한의 4자회담수용을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고위당국자는 "손대사의 발언은 시기적으로 우리제안을 검토한 후 나온 것이 아니며 내용적으로도 유엔안보리상정을 비난하는 외교부대변인의 담화와관련된 것이어서 4자회담에 대한 북측의 공식반응으로 보기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빠르면 3-4일,늦어도 1주일내에 북한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해외공관에 긴급전문을 보내 북한대표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토록 지시하는 한편 중국 등 관계국을 통해서는 북한의 4자회담 수용을 종용하고 있다. 4자회담의 당사자인 미국도 유엔대표부 등 외교채널를 동원해 북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당국자는 "4자회담이 미리 의제를 정하고 개최하는 형식이 아니라 평화정착과 관련된 광범위한 내용들을 다룰 수 있는 회의로 북측에도 이로우며 분단이후 처음으로 공식제안에 앞서 통보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손대사발언을 통해 관계국들의 반응을 떠본 후 4자회담에 대한 수용수정제의거부 등의 입장을 외교부성명이나 방송을 통해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각각의 경우에 대비한 후속조치준비에 착수했다. 당국자는 "북한이 4자회담제의를 거부할 경우 이에 실망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한다는 입장을 정했다"며 "북측의 정전체제파기 기도의 명분도 퇴색한만큼 북한도 회담수용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