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NEW 파이낸스] (3) '자금이탈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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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신탁제도개편의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정부의 의도가 신탁상품의 성장을 억제하는데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타격은 감수할수 밖에 없다는 반응들이다. 그러나 제도개편이 확정된만큼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대응책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우선 투신 보험등 제2금융권과의 형평성문제에 초점을 맞춰 활발한 건의활동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현재는 재정경제원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논리적인 타당성이 있는 만큼 언젠가는 수용될 것으로 보고 대정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자금이탈을 최소화할수 있는 각종 보완책이 은행 내부에서 강구되고 있다. 보완책은 신탁제도개편의 취지에 맞춰 장기상품인 적립식목적신탁과 재산신탁을 활성화하는 방안과 대출활성화 등을 통해 만기연장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등 크게 두가지 갈래다. 대출 활성화 =만기전에 현금이 필요한 고객이 중도해지하지 않고도 자금을 찾아 쓸수 있도록 대출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이 있다. 가계금전신탁(제일은행)의 경우 현재는 9개월만에 해지하면 10.87%의 배당을 받을수 있지만 앞으로는 배당률이 8.53%로 2.34%포인트가 낮아진다. 따라서 신탁자금은 만기까지 유지하면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도해지를 방지하는 것이 보다 유리하도록 만들 필요가 생겼다. 그러나 기업이나 기관고객에는 대출활성화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월이자 지급식 상품확대 =만기전에 자금이 필요한 고객을 위해 월이자지급식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만기가 연장되면 이전처럼 필요한 자금을 언제든지 찾아쓸수 없게 된다. 이를 조금이라도 보완해주기 위해 매월배당을 받는 월이자지급식상품가입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매월 혹은 일정기간단위로 배당을 받게 되면 현금흐름이 원활해져 중도해지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적립식 목적신탁 유치확대 =장기상품으로 정착돼 있는 적립식목적신탁 가입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안이다. 신탁제도개선의 원래취지가 장기저축유도에 있는 만큼 적립식목적신탁의 판매를 강화하면 은행수탁고도 늘고 정부정책에도 적극 호응하는 셈이 된다. 다달이 일정금액을 부어가는 적금과 성격이 같은 적립식목적신탁은 93년말 13조2,000억원에서 지난해말 20조7,000억원으로 56%나 급증, 장기저축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상품은 소액의 가계자금이 주가입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거액.단기.기업자금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이탈자금을 재유치하는데는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산신탁 활성화 =은행신탁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 부동산신탁 채권신탁등 기존에 활용되지 않던 다양한 신탁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것도 신탁계정의침체를 만회하는 방안중 하나. 부동산신탁회사 투자신탁회사등이 각각 나뉘어 취급하고 있는 신탁업무를 업무제한이 적은 은행신탁에서 총망라해 취급한다는 것. 그러나 은행들이 그동안 재산신탁분야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데다 관련법규등도 완전하게 갖춰져 있지 않아 이분야가 활성화 되기에는 시간이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