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안정기금 해체] 증안없는 주식시장 어떻게 될까

증안기금의 해체가 공식결정됨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도 "고위험,고수익"의선진국형 시장으로 발전할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증권당국의 주가개입으로 인한 주가왜곡 현상이 나타날 소지가 크게 줄어들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율증시"에서 "자율증시"로의 발전도 기대할수 있게 됐다. 증안기금의 해체이유는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장을 앞두고 증시가 자체논리로등락을 거듭해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논리가 새삼 부각된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을 앞두고 선진국에서 사실상 정부의 통제아래 있는 증안기금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증안기금 해체가 증시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장부가로 4조1천4백34억원에 달하는 주식이 최소한 2년간 매물화되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주가변동폭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전망된다. 증시가 과열되거나 침체되더라도 증시안정을 위해 매도하거나 매수할 주체가 사라졌다는 점에서다. 지난해말 현재 보유주식 3억6백87만주의 43.6%로 가장 구성비가 높은 금융주의 경우 주가상승및 하락요인이 병존해 있다고 할수 있다. 증권사의 경우 전체 출자금(4조8천5백36억원)의 48.9%를 낸 최대주주인만큼해체에 따른 수혜폭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출자비율이 각각 11.5%, 11.3%인 은행과 보험도 수입이 만만치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증권주의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약 3천원이상, 은행도 1천5백원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주의 경우 매물부담도 큰 만큼 이같은 상승요인은 다소 희석될수 있다. 또한 최근 증권주는 증안기금 해체기대감등으로 이미 주가가 상당폭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안기금 해체에 따라 투자패턴도 달라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가가 장기간 큰폭으로 하락해도 주식매수에 나설 주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도 주식시장에대한 직접적인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주가지수선물등 파생상품을 주가방어차원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투신사 펀드매니저들도 10%이상의 손해가 나면 과감히 손절매하는등 보다냉정하고 과학적인 투자기법 원칙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반투자자들은 장세안전판이 사라진만큼 보다 주식투자에 신중해야할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안기금해체를 계기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없이는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수 없는 적자생존의 원리가 더욱 철저하게 적용될 것으로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