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상황 정보공유방안 모색"..김대통령-김원기대표 대화록

민주당 김원기대표는 20일 김영삼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이 끝난후 당사에서 "국정현안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은 김대표가 미리 준비한 질의서를 김대통령에게 보여주면서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대표는 특히 당4.11부정선거진상조사위가 준비한 신한국당 후보들의 불법 선거운동 사례 보고서를 김대통령에게 제시하고 철저한 수사를 건의하는 한편 민주당 당선자들에 대한 영입작업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대표가 전한 대화 요지. 김대통령=북한 상황은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입니다. (김대통령은 상당히 오랫동안 북한의 경제.사회 군사적인 상황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협조 당부) 김대표=국가안보에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가급적 초당적 차원에서 협력하는 자세를 갖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도 남북관계에 대한 정보독점을 기화로 이것을 정략적 목적에 이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당지도자들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할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통령=안기부등 정보기관에 지시해 북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수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김대표=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나아가 미래의 바람직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이를 타파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김대통령=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지역감정을 해소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인사문제에 많은 고심을 했다고 설명) 김대표=이번 총선은 개혁적인 통합선거법에도 불구하고 금권선거, 흑색선전및 허위사실유포가 난무한 선거라고 할수 있습니다. 구태의연한 불법적인 선거풍토를 전면 쇄신하는 개혁적 차원에서 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에 차질이 있더라도 대통령께서는 부정.불법선거를 절대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이에따른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김대통령=선거법 위반사범에 대해서는 철저히 할 것입니다. 정당을 가리지 않고 강력히 대처해 공정선거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김대표=재벌이 점차 비대해지면서 우수한 인력과 좋은 조건의 자금을 독차지해 중소기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분야에서 추진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이같은 재벌과 중소기업간의 불공정한 경쟁구조를 개혁하고 균형적인 정책을 쓰는 일입니다. 김대통령=기본적인 인식에 동감합니다. 대재벌의 횡포를 시정하기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모색하겠습니다. 재벌의 언론지배에 대해서도 시정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김대표=노동관계법을 조속히 개정하여 경제선진국 수준에 맞는 근로자 복지와 권리신장이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노총의 경우도 체제안으로 끌어들여 건전한 노사관계에 기여함은 물론개혁추진을 위한 세력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또 농어민 복지향상차원에서 통합의료보험을 실시해야 합니다. 김대통령=근로자및 농어민복지를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통합의료보험제도에 대해서는 자료를 갖고 있지 않아 확답을 드릴수 없습니다. 해당부처에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