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산업] 영국 '베리티 퍼킨스' .. 매출 5% R&D에 재투자

세계적인 디젤엔진생산업체 베리티 퍼킨스. 이 회사가 디젤엔진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32년이었다. 영국 피터버러에 소재한 이 회사가 지금까지 생산한 엔진만도 총 1,400만기. 이중 500만기가 현재 각종 현장에서 건설장비와 농기계의 심장으로 힘찬숨을 쉬며 돌아가고 있다. 13개국에 걸쳐 있는 생산시설과 160여개국 4,000여개의 엔진 유통및 서비스시설을 통해 600여개국의 장비제조업체에 이 회사의 엔진이 공급된다. 베리티 퍼킨스의 주력생산품은 농기계용과 건설중장비용 엔진. 매년 30만기가 생산된다. 농기계엔진분야에선 전세계 트랙터 5대중 한대꼴이 이 회사 제품이다. 또 서유럽에서 생산된 모든 건설장비중 약 40%가 이 회사의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엔진의 종류는 4kW부터 1,879kW까지로 토사운반 전력생산 물류장비 차량군수 해양부문용 등 다양해 무려 3,000여종에 이른다. 베리티 퍼킨스가 다양한 고품질의 엔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기술력이다. 기술력강화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5%를 연구개발(R&D) 부문에 쏟아 붙는다. 엔진디자인 컴퓨터소프트웨어와 PTL SLAP이라는 엔진내부실험소프트웨어를자체 개발, 보유하고 있다. PTL 슬랩은 엔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피스톤의 움직임이나 연소상태 등을연구하는데 중요한 소프트웨어다. 폴링 잉글램 기술담당이사는 "엔진의 내구성이나 정밀도 외에 최근들어서는효율적인 연소수치를 측정해 내는 것도 중요시 되고 있다. 연소상태를 수치화하여 예측해 저공해엔진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엔진내 연소상태란 영국의 날씨만큼이나 불규칙하다"고 첨단기술확보가 쉽지 않음을토로한다. 첨단프로그램을 이용한 분석과 정보력이야말로 최종 단계 엔진 성능을재는 가늠좌가 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공해물질을 실린더내에 잔존할 수 있도록 하는데성공했다. 연소가스중 이산화질소를 14%정도 줄이는 결과를 얻었던 것이다. 여기다가 저소음 저진동엔진개발을 위해 엔진음을 컴퓨터에 입력, 미리설정한 최소소음과 진동에 맞추어 가는 시뮬레이터실험도 실시하고 있다. 잉글램이사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엔진시제품의 개발없이 곧바로 제품개발로 넘어갈 수 있도록 개발단계에서부터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력확보가 최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엔진시장에서 최고품질의 엔진 몸체나 실린더의 정밀도가 유형의 경쟁력이라면 저공해성은 무형의 경쟁요소일 것이다. 베리티 퍼킨스는 장비제조업체들의 동력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면서도환경에 최소의 영향을 주는 엔진 개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영국의 피터버러공장 연구개발단지엔 500여명이 넘는 연구자와 엔지니어등이 포진해 디젤엔진의 성능향상과 연소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피터버러 소재 베리티 퍼킨스 본사는 환경보전용 엔진설계를 위해 이미144억원을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48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최소의 비용으로 모든 배기가스규제기준에 합격할 수 있도록 청정엔진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니 라운즈 환경담당이사는 "환경문제 해결노력이야말로 기업의 장기적인성공열쇠다. 환경투자가 기업수익으로 환원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테면 청정엔진개발노력이 바로 간접적인 환경투자다" 결국 앞으로 엔진시장에서 깨끗한 엔진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다. 어느 기업이든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면 첨단의 기술과 더불어 우수한인력을 필요로 한다. 베리티 퍼킨스에도 적용되는 얘기다. 이 회사는 팀워크제를 도입, 사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만족감을 안겨 주어생산성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사원 개개인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내교육 프로그램을실시하고 있다. 한 사람이 다양한 기술을 익히도록 해 어떤 상황에서도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있도록 하는 ''다기술활동''이란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력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겨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내국가기술자격교육''을 통해 이러한 사원들의 효율성이검증되도록 돕고 있다. 이같은 다양한 시장의 요구, 최고의 기술, 우수한 인력, 그리고 환경을조화시킬줄 아는 기업으로 베리티 퍼킨스는 분명 자리매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