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돈세탁' 규모 "눈덩이" .. 탈세 등 연 1조 추정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불법자금의 "세탁"규모가 전세계적으로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 돈세탁 대상의 주종을 이루었던 마약거래및 테러자금은 이제 그 일부에 불과하다. 탈세 부정축재 불법복귀등 음성적으로 모은 돈을 양성화시키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돈세탁규모는 얼마나 될까. 3년전 유엔은 그 규모를 연간 1천5백억달러정도로 추정했다. 그러나 유럽 유력주간지인 "더 유러회담"은 유엔업무담당관인 에드아르도 베터러씨의 분석을 인용 현재 연 1조달러 정도는 족히 될것으로 내다봤다. 전자 결재거래를 통해 공식 세탁되는 자금규모만도 하루 10억달러, 연3천6백50억달러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이분석이 사실이라면 "돈세탁"은 한마디로 세계 최대 성장산업인 셈이다. 이신문은 불법자금의 세탁업이 근절되기는 커녕 날로 번창해가는 주요이유는 각국 정부가 이를 방지하는데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2년전 미심쩍은 자금의 거래에 대해서는 관련기관에 신고할 것을 의무화했으나 그 결과는 미미하다. 검찰당국도 이 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못하고 있으나 이를 방관하는 분위기다. 그리스는 국민경제의 50%정도가 정부통제권을 벗어나 있어 탈세를 통한 엄청난 자금이 돈세탁 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 파키스탄은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자금에 대해서 출처를 묻지 않고 있으며 미아만은 아예 불법자금에 의존,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각국정부가 자국 금융산업의 지원등을 이유로 돈세탁근절에 소극적인입장을 보이는 한 관련산업의 번창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는게 이신문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