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일자)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서면

오랜 논의와 준비끝에 오늘 드디어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개장됐다. 지난 87년 11월 증권거래법에 선물시장 개설근거를 만든지 8년5개월만의 일이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파생금융상품의 거래가 시작됐으며 앞으로 국내금융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된다. 주가지수 선물거래는 현재 증시에 상장된 있는 총960개 종목중 90년 1월1일 현재 싯가비중이 높은 순위로 고른 200개종목의 싯가총액을 지수화한한국종합주가지수 200(KOSPI200)을 기준으로 미래의 주가등락을 예측해 주가선물을 사고 파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주가변동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수 있으며 더 나아가 새로운 자산운용 수단으로 활용할수 있다. 하지만 주가예측을 잘못하면 한 순간에 큰 손실을 볼수도 있으며 또한 자금이 선물거래에 몰려 현물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가능성이 함께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보기 때문에 이 제도가 도입됐을 것이다. 우리는 다음 두가지 점이 주가지수 선물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하나는 증시의 자율보장및 효율향상이다. 선물거래는 본래 위험회피를 목적으로 생겼지만 투기목적으로 사자는 쪽이없으면 거래자체가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에 거래당사자는 이익을 보는 쪽과손해를 보는 쪽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제로섬게임 성격에다 불확실한 미래의 주가예측을 토대로 선물매매를 한다는 점때문에 증시의 효율향상은 선물시장의 사활을 좌우한다고 할수있다. 특히 증시정보의 왜곡및 독점을 예방하고 단속하는 일이 시급하며 가장 중요한 정보원천인 증권당국의 시장개입은 절대금물이다. 주가선물이 거래되면 주가가 떨어져야 이익을 보는 쪽이 있기 때문에 옛날처럼 과열이다 또는 폭락이다 하며 걸핏하면 개입해서는 안된다. 다른 하나는 주가지수 선물거래가 개방경제시대를 맞은 국내금융산업의 향후 진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이다. 오랜 관치금융의 타성에 젖어 국내금융시장에는 수익성과 위험도를 적절히배합한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이 매우 부보족했다. 따라서 금융산업은 침체되고 부동산투기가 성행해 저축의욕을 꺾고 물가안정기조를 흩뜨리는 부작용이 있어왔다. 이제 외국자본의 대량유입이 예상되는 마당에 국내외 금리격차의 축소는 불가피하며 그러자면 금융자산축적과 금융산업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물론 주가선물거래에 따른 국부유출의 가능성, 취약한 위험관리능력,현물시장에 미칠 영향등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같은 위험때문에 뒤떨어진 국내금융시장을 마냥 방치할수는 없으며 기득권에 연연해서도 안될 일이다. 오늘 개장된 주가지수 선물시장에 이어 내년에는 주가지수 옵션시장이 열릴 예정이며 채권 통화등의 금융선물과 각종 상품선물도 조만간 거래될 것이다. 관계당국과 기관투자가들은 이같은 금융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슬기를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부터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