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허와실] (49) 가격 차별 .. 이주선 <한국경제연>

영세민들에 대한 병원들의 의료수가 할인이나 극장들이 학생들에 대해서 일반인보다 낮은 요금을 매기는 행위를 우리는 자주 본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할인행위들을 하는 판매자들은 저소득자들을 보호하고 돕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위의 주장과는 다르게 자신들의 사업으로부터 나오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할인 행위를 한다. 우선 저소득자들이나 학생들은 그 소득수준으로 볼때 의료수가가 높거나 일반인과 동일한 요금을 내야 한다면 병원이나 극장에 자주 가기가 어려울수 있다. 또한 저소득층이나 학생들은 손쉽게 자신들의 소득 상황이나 신분을 각 행정관청이 증명하는 저소득자 증명서나 학교가 발행한 학생증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보일수 있다. 한편 병원이나 극장이 의료수가나 관람료를 할인없이 단일 가격으로 책정한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환자들이나 관람객들을 받게 될 것이다. 병원이 의료시설과 의료종사자들(의사 간호사등)을 항시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만 하며, 극장을 지은 후에는 그 좌석 수의 변경이 쉽지 않고 한번 영화를 상영하는 비용도 일정하다면 할인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병원이나 극장은 기존의 시설들이나 종사자들을 완전히 활용하지 못할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저소득자에 대한 할인이나 학생에 대한 할인은 병원이나 극장으로 하여금 기존의 시설과 비용하에서 보다 많은 수의 환자와 관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많은 수입을 얻게 한다. 이렇게 특정 집단 소속자들이나 특별한 입증수단을 가진 사람들에게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다른 가격을 매기는 방법을 경제학에서는 가격차별이라 부른다. 이 가격차별은 각 판매자들이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동기에서 나타나는 시장현상일뿐 저소득자나 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주어지는 자선행위가 아니다. 이주선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