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생활] '노화원인 밝혀 인간수명 연장한다'

상업광고에 세계장수마을의 기호음식이 등장, 마치 장수의 비책인양 과장되고 있는데 알고 보면 우스운 일이다. 10만명당 세기인 (백세이상 장수노인)은 피지 아이티 등과 같은 후진국에 많다. 저개발국의 호적관리상태로 보아 이들 나라의 장수노인이 백세를 넘겼다고 입증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약한자는 어렸을때 이미 도태됐고 강건한 자만이 생존해 백수를 누린 결과로 저개발국에서 "장수의 가치"는 별의미가 없다. 반면 평균수명이 70세가 넘는 선진국은 영양및 위생상태가 좋아 전체적으로 장수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과학적으로 노화의 원인을 분석, 노화를 지연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이런 입장에서 노화과학이 등장했다. 인간은 왜 늙을까. 이에 대한 설명은 예정설과 환경설로 나눠진다. 예정설은 인체가 DNA 이중나선속에 담겨진 유전정보에 따라 늙어가도록 프로그램돼 있다는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노화촉진유전자 노화억제유전자 장수유전자 사망유전자 등의 존재여부를 연구하고 있으며 초파리와 같은 하급동물에서 이같은 유전자가적잖이 규명됐다.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비교해 노화의 원리를 밝히려는 노력도 최근 성과를거두고 있다. 정상세포는 50회 정도 세포분열하면 죽게 되나 암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한다. 정상세포는 분열할때마다 염색체 말단부위가 짧아지지만 암세포는 "텔로머라제" 효소가 말단을 계속해 이음으로써 염색체 길이에 변함이 없다. 이같은 사실에 비춰 세포수명과 노화의 상관관계가 연구되고 있다. 환경설로는 위해적 요인에 노출돼 세포와 조직이 마모된다는 설,기초대사에서 산소이용률이 높아짐으로써 수명이 짧아진다는 대사설,단백질같은 이종의 생체분자가 교차결합함으로써 세포및 조직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설, 유해산소설 등이 있다. 이가운데 세포내 미토콘드리아가 호흡과정에서 산소를 완전 산화시키지 못하고 산소의 10% 가량을 산소라디칼로 남게해 이것이 DNA에 손상을 주고 단백질 합성에 악영향을 미쳐 세포노화 뿐만 아니라 암 동맥경화 백내장 신경병 관절염 등을 일으킨다는 "유해산소설"이 주목받고 있다. 인체는 산소라디칼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장치를 갖추고 있다. 비타민A.C.E 빌리루빈 글루타치온 안세린 카노신 등의 항산화제,수퍼옥사이드디스뮤타제(SOD) 카탈라제와 같은 산소라디칼제거효소가 존재한다. 외부자극을 받으면 생체를 보호하기 위해 스트레스단백질이 생성되기도 한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 강구되고 있는 방법으로 우선 나이가 듦에 생체활성조절물질이 감소하므로 이를 보충해주는게 있다. 성장호르몬은 40세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55세에 이르면 20대에 가졌던 양의 절반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때부터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면 근육발달활동력증강 피부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에스트로젠 (여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남성호르몬) 등은 갱년기의 노인성 변화를 방지하는데 유효한 것으로 밝혀졌다. 송과선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숙면유도 생체리듬개선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 수명연장효과까지 보고됐다. 이밖에 면역기능 저하를 방지한다는 흉선호르몬인 티모신이 있다. 그러나 이들 호르몬 투여는 임상효과가 확증되지 않았고 부작용이 완벽히 규명되지 않아 인체에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일상에서 실천할수 있는 노화억제법은 적절한 식이법과 운동을 통한 생활패턴의 개선이다. 노화지연을 위해서는 지방의 비율을 낮춰 총열량을 줄이고 고른 영양소를포함하며 식이의 총중량을 줄인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타민 희소금속원소 플라보노이드 쿠마린 등을 많이 함유한 채소나 과일의 섭취가 권장된다. 나이가 들수록 몸을 움직여 몸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 땀이 밸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30~60분 가량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한 운동은 금물이다. 예컨대 마라톤 등과 같이 극한 피로상황을 견디는 운동은 젊을때부터 노화를 촉진해 좋지 않은 운동이라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