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이끈다] (16) 홍봉용 <삼보컴퓨터 STG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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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용 삼보컴퓨터STG(전략연구그룹)팀장(36)은 첨단중의 첨단인 컴퓨터분야에서 미래를 점치는 인물이다. 자고나면 변화를 거듭하는 컴퓨터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연구하고 초기 상용화기술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의 예측은 따라서 삼보컴퓨터의 "성쇠"를 결정하는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홍팀장은 93년 DSP(디지털신호처리)보드를 이용한 멀티미디어PC를 제안, 베스트셀러가 되는 기초를 마련했다. 지난해 9월 삼보가 국내처음으로 내놓은 화상전화를 채용한 멀티미디어PC도 그의 팀이 기획한 작품이다. 화상전화PC개발을 위해 STG그룹은 개발 2년전부터 기초기술을 축적하고 기본 아이디어를 국내에 특허출원하는등 치밀하게 기반을 다졌다. 올7월경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접속서비스도 홍팀장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이 서비스는 현재 모뎀(28.8Kbps)보다 3백이상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접속할 수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의 예측과 개발이 모두 상용화를 실현하지는 못한다. 홍팀장은 지난 92년 착수했던 "저가형 비디오 오버레이칩"개발을 실패한 기술로 꼽는다. 이 기술은 개발이 이뤄지고 가격도 맞았으나 개발기간이 당초 생각보다 1년정도가 더 길어져 상용화를 하지 못했다. 컴퓨터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는 시기에 이 제품은 적기개발의 중요성 또한번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다고 홍팀장은 털어놓았다. 그는 컴퓨터의 앞날에 대해 "PC가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완전한 가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에 기반을 둔 복잡다기한 정보가 각 가정으로 집중되고 있는데 이를 접속하고 처리하는데 필요한 기반이 현재로선 PC밖에는 없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는 고선명TV와 NC(네트워크컴퓨터)도 대안으로 거론되나 현재 고선TV는 너무 큰 덩치(방송국 케이블망 인프라구조)로 인해 구현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일명 "멍텅구리PC"개념인 NC는 홈오토메션 멀티미디어게임 워드프로세서등 가정사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대안이 될 수없다고 단언했다. 현재 복잡한 기능의 PC를 보다 단순화하고 누구나 쉽게 다룰 수있도록 하는 것이 이러한 대안으로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하는 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