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캡 5타 줄이기] (5) '라이' 세심히 분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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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핸디캡이 3인 견실한 "로 핸디캐퍼"이다. 어느날 그는 파5홀 드라이버샷을 멋지게 날려 놓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남은 거리는 약 210m. 동반자들은 그가 당연히 페어웨이 우드샷으로 투온을 노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놀랍게도 7번아이언으로 샷을 했다. 의아해 하는 동반자들에게 A씨가 설명했다. "자네들이 보기엔 라이 (볼이 놓여 있는 상태)가 별 문제없는 것 같았지만 내가 자세히 보니까 볼이 푹 꺼진 지면에 약간 잠겨 있었어. 볼이 잔디위로 떠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우드샷은 제대로 맞을 확률이 아주 적었어. 우드를 못 칠 바에야 라이에 따른 클럽선택을 할 수 밖에 더 있나. 그래서 7번으로 친거야" .보기플레이어인 B씨는 360m의 오르막 파4홀에서 드라이버샷을 괜찮게뽑아냈다. 남은 거리는 165m정도 됐으나 오르막이기 때문에 한 클럽정도 거리를 더 봐야 했다. 볼은 잔디위에 사뿐히 올라서 있었다. 그러나 그 볼은 작은 둔덕을 넘어 내려가다 멈춰섰기 때문에 스탠스를 취하면 왼발쪽이 낮은 형태였다. 거리상으로는 페어웨이 우드샷을 쳐야 온그린이 가능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4번 우드로 샷을 했다. 그러나 그 볼은 왼쪽으로 휘는 토핑이 돼 숲으로 사라졌다. 왼발쪽이 낮은 상황에서의 우드샷은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샷으로 봐야했다. 그도 그것을 느끼고 있었으나 "잘못돼 봤자 3온은 가능 할 것"이라는 유혹에 그만 지고 만 셈이다. .이상의 예들은 "라이 분석"을 설명키 위한 것이다. 사실 핸디캡을 줄일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라이를 관찰한 후 그에 따른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다. 볼과 클럽페이스의 접촉은 아주 세밀한 차이로 그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진다. 클럽페이스가 1도 삐딱하면 방향이 20m는 달라질수 있고 높낮이가 1cm 틀려도 거리는 수십미터 차이가 날 것이다. 볼과 클럽페이스의 그같은 "접촉 오차"를 줄이려면 라이를 세심하게 살피는 수 밖에 없다. "볼이 다소라도 함몰돼 있거나, 오르막 또는 내리막 라이일때나, 더 나아가 디보트자국에 볼이 있거나"하면 "거리만을 따진 클럽선택"이 잘못될 확률이 많다. 그럴때는 가장 안전한 클럽, 심리적으로 가장 편안한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우드보다는 아이언이, 긴 아이언보다는 짧은 아이언이 바로 그런 클럽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주말골퍼들의 그 숱한 트리플보기들은 실제 "잘못된 스윙보다는 라이를무시하는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 프로들은 라이를 보고 클럽을 바꾸지만 아마추어들은 "라이가 나빠도" 그대로 치는 정반대 현상인 셈이다. .라이 관찰은 반드시 "그 후의 행동화"가 있어야 핸디캡을 줄여 놓는다. 앞에서 얘기한 A씨와 B씨는 "행동의 차이가 바로 핸디캡 차이"임을 나타낸다. A씨는 면밀한 라이분석하에 그에 맞는 실제 행동 (클럽 선택)을 했고 B씨는 분석은 했으나 "행동"은 없었다. "라이관찰에 따른 클럽선택"만으로도 한 라운드에 서너타는 분명 줄일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