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규격 합의] 세계 컴퓨터시장 "돌풍" 가능성 .. 의미

네트워크컴퓨터 (NC)는 세계 컴퓨터 시장에 어떤 돌풍을 몰고 올 것인가. PC전성시대의 막을 내릴 만큼 강력한 돌풍일까, 아니면 단순히 PC의 단점을 보완하는 선에서 그칠까. 올 가을에 출현할 예정인 NC에 대해 지금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처럼 상반된 시각이 반분되어 있었다. NC개발의 주역인 미오라클측은 세계 컴퓨터 시장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장담한 반면, 이에대해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NC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좀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 애플과 IBM, 네트스케이프와 선마이크로시스템 등 미 컴퓨터 업계의 간판급 기업들이 20일 오라클의 NC에 손을 들어준 때문이다. 이들 4사는 모두 독자적으로 NC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이날 오라클의 NC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표준 공동 개발에나서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앞으로는 "네트워크 전용으로 만들어진 컴퓨터 단말은 곧 NC"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게 됐다. 오라클로서는 4사의 기술지원으로 NC관련시장의 시장지배력을 일찌감치 굳히는 동시에 NC가 보다 빠른 속도로 보급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정보통신전문 시장조사전문회사인 데이터퀘스터는 일단 NC의 기술표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만 하면 NC수요자가 당장 미국에서만 수백만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소득 4만달러를 밑도는 미 가구에선 현재 15-17%만이 PC를 소유하고 있는데 5백달러대의 NC가 등장하면 잠재수요가 폭발적으로 일 현재화될 것이란 추측이다. 또 아직까지 비욤문제 때문에 사내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들로부터도 NC는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NC의 기본적인 특징은 각종 운영및 응용소프트웨어를 독자적으로 갖추지 았고 인터넷을 통해 호스트컴퓨터에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받아 쓴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앙제어장치 (CPU)나 하드디스크의 성능과 용량은 그리 높을필요가 없다. 이런 특징을 갖춘 NC가 급속도로 PC를 대체해 간다면 PC시장의 "윈텔아성"은 무너지는게 당연한다. 즉 PC소프트웨어시장과 칩시장을 각기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NC의 출현으로 휘청거릴지도 모른다. NC가 세계 컴퓨터 시장에 대지각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컴퓨터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무엇보다 20일 애플 등이 NC개발대열에 동참한데 대해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의 기술표준이 만들어지려면 업계 대표단체가 나서야 하는데 불과 4-5개의 업체가 한 기술을 주창한다고 해서 기술표준이 만들어지느냐는반문이다. 또 컴퓨터 네트워크망의 적체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까지 뚜렷한 해답이 없다는 점도 NC보급에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현재 PC로 단순히 인터넷에 접속하는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시로 호스트컴퓨터에 실린 소프트웨어까지 수시로 이용해야만 하는 NC는 "인터넷 접속 시도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