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의 장세풀이] 대형주 침체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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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와 주가의 장기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대형주 주가추세는 대세 위기로 치닫고 있다. 다만 전체 장세가 아직 이보다 충격이 작은 것은 중소형주가 분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대형주가 침묵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형주는 지금 지난 2년반 동안 가장 낮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바닥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대형주가 여기서 무너지면 중소형주 중심의 개별 종목 장세도 오래갈수 없고 결국은 대세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주는 따라서 대형주의 반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거래도 살아날수 있다. 지금 거래는 최근 8주이후 처음으로 이동평균치 이하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이대로 방치하면 주가의 후속 하락은 불보듯 한 일이다. 과연 대형주는 무슨 명분으로 어느 주식이 살아날 것인가. 크게 보면 둘로 나누어 질수 있다. 고가 우량 대형주가 다시 반발하거나, 아니면 중저가 대형주가 힘을 얻는 경우로 관측해 볼수 있다. 하나는 경기가 도와주어야 하고 하나는 금리가 지원해야 한다. 경기를 돌아보면 지금부터 3~6개월 뒤를 보아도 그리 신통치 않다. 특히 수출 경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수출 대책을 관계부처에 심각하게 촉구하는 시점이다. 그래서 금리는 당분간 압박하지 않을수 있다고 본다. 수출 경기의 지원을 위해 돈의 흐름은 최소한 현 상태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반등이 나오더라도 중저가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할수 있는데 여기에도 고민이 새로이 생겨났다. 종전에 중저가 대형주는 정책의 관심이 옮겨가는 금융이나 내수 건설 서비스 등에서 종목을 고를 수 있었지만 이제 다시 수출 지원책이 강도 높게 추진된다면 한정된 재원으로 수출과 내수를 다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주 반등이 별로 실효성 있게 나오기 어렵다고 본다. 이는 다시 전체 장세의 답보상태를 예견케하고 있다. 그렇다면 단기 돌파구는 여전히 개별 테마주 투자로 모이겠지만 대형주 침체속에 개별 주식이 독주하는 것은 마치 칼날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그만큼 위험이 크다는 것은 공격진의 전의도 비상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신규투자자들의 개별 종목투자는 이럴 때 자제할 것을 권한다. 지금은 마치 터치라인을 타고 공격해 들어가는 축구경기나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