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통신 사업자] 통신 전문인력 쟁탈전 : 업계 "대혼란"
입력
수정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이 마무리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문인력확보경쟁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신규통신사업 참여추진기업들은 지금까지 "최소인력"만을 확보했으나 사업자로 선정되면 본격적인 "인력보충"에 나서야할 판이다. 그러나 결과는 "뻔하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예측이다. "인력대란"이 온다는 것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은 달리니 어쩔수 없는 일이다. 이미 정보통신분야 전문기술인력들이 "귀하신몸" 대접을 받고 있다. 여기저기서 "모시겠다"고 나서 인기가 급등하고 덩달아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한다. 오는6월 중순으로 예정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에 53개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일시에 "초과수요"가 생긴 탓이다. 특히 주파수공용통신(TRS)과 무선호출쪽에 전문인력 영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전국TRS사업을 신청한 기아그룹(기아텔레콤)은 남기재 전강원이동통신을 사업권 확보의 선봉장(대표)으로 영입했다. 기아그룹 이동통신추진위원장을 맡고있는 남대표는 LG그룹에서 오랫동안 정보통신분야에서 일해 왔다. 지역TRS사업신청기업 가운데서는 부산.경남지역의 글로벌텔레콤(세방기업)이 황성근 통신기술감사를, 광주.전남권의 무등TRS(라인통산)은 신세봉 전한국통신카드감사를 대표로 영입했다. 무선호출쪽에서는 한국통신이 배출한 전문인력들이 대거 포진됐다. 동원그룹이 구성한 해피텔레콤은 송광사씨를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송대표는 국립체신대 통신공학과를 졸업한뒤 체신관료를 거쳐 한국통신 정보통신사업본부장을 거친 정통 정보통신전문가. 동원은 사외이사로 교수 한명을 내정해 뒀다. 엔케이텔레콤의 휴네텔은 홍정식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홍대표는 체신부에서 출발, 한국통신의 보급사업단장, 대구.부산본부장을 거쳐 한국공중전화에서 상무로 재직하다 지난3월 퇴임했다. 엔케이텔레콤은 또 전자통신연구소의 이영규박사를 엔케이그룹 종합기술연구소장으로 영입, 무선호출사업준비에 기술적인 도움을 받았다. 이소장은 전자통신연구소에서 개량형전전자교환기인 TDX10과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개발을 주도했으며 휴네텔의 임원도 맡게 된다. 오리엔트시계와 하이게인안테나의 연합컨소시엄인 두리이동통신은 박성원 한국통신기술상무를 대표로 모시기로 했다. 신규통신사업중 PCS(개인휴대통신)사업을 신청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그린텔)은 전자통신연구소 안병성박사를 기술담당 부사장으로 내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박사는 초대 CDMA기술개발단장을 맡았었다. 신규통신사업 참여 추진기업들은 준비를 위해 40-50명까지 외부에서 전문인력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격적인 인력이동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들 한다. 지금까지는 참여신청기업 대표등 한두명에 그쳤지만 사업권의 향방이 가려지면 본격적인 스카웃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규모도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는 대규모가 될 것이다. 이번에 새로 선정될 29개 신규통신사업자가 필요로하는 기술인력은 줄잡아 3천5백-4천명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통신을 제외한 2개 PCS사업자와 1개 TRS전국사업자가 각 5백명씩 모두 1천5백명, 지역TRS(7개)와 지역CT-2(10개)등 17개회사가 모두 1천3백명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도권무선호출은 80명, 전국 무선데이터사업자는 3개회사가 1천명,국제전화는 약 80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부분은 다른 사업체에서 빼나갈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통신장비 비제조업체들에서 더욱 이같은 외부인력 의존이 더욱 심할 전망이다. 독자적인 공급기반이 약하고 따라서 자체 양성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락업체에서 생기는 유동인력을 상당부분 흡수할 생각"(한솔의 정용문대표)이라며 스카웃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치고 있다. 인재확보가 사업권확보에 이어 신규통신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맞닥뜨려야할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