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단독개최 무산 아쉽다"..월드컵 공동개최 반응

31일의 국제축구연맹 (FIFA) 집행위원회에서 2002년 월드컵이 한일공동개최로 결정되자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일이 양국간에 쌓인 그동안의 앙금을말끔히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국민들은 한국 단독개최가 무산돼 허탈하고 아쉽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미 공동개최로 굳어진 만큼 향후에 있을 경기 배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득 월드컵 유치위 조사부장 = FIFA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그토록 바라던 단독개최를 성사시키지 못해 아쉬운 감은 있지만 월드컵 공동개최가 한일간의 과거사를 청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한다. 김원동 대한축구협회 홍보부장 = 일본은 지난 89년부터 월드컵 유치를 위해꾸준히 노력했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뒤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 점에서 공동개최는 상당한 성과다. 향후 일본과의 경기일정 및 장소 협상에서 최대한의 과실을 따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강한순 200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엽서보내기 운동본부 이사 = 취리히에 간본부 관계자들로부터 전해 들은 분위기는 우리측 개최가 확실하다는 것이었는데 허탈하기만 하다. 그동안 1백20만장이나 되는 월드컵 유치 엽서를 보내준 국민들에게감사드리며 비록 공동개최지만 앞으로는 훌륭한 대회 개최를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온 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연택 한양대 교수 (관광학과) = 단독개최로 갔을 경우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한쪽은 엄청난 심적 타격을 받게되고 한.일 양국간에도 또 다른 감정적 앙금이 생겼을 것이다. 월드컵 유치에 엄청난 투자를 한 양국이 월드컵을 공동으로 개최하게 돼다행이다. 월드컵 공동개최는 양국간의 묵은 감정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양국은 월드컵 공동개최를 통해 동북아시아가 21세기 세계 교류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기정 연세대 교수 (정치외교) = 올림픽이 한반도 화해 구도에 기여한 것처럼한국과 일본의 공동개최는 한반도 긴장구도를 완화시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월드컵 유치를 기폭제 삼아 양국은 과거사를 올바르게 정립, 감정적 앙금을 말끔히 씻어야 한다. 윤기운 국민대 스포츠과학 연구소 연구원 (스포츠심리학 전공) = 로비력에 따라 움직이는 FIFA의 결정이 공정치 않은 것 같다. 국민들의 열의가 일본보다 훨씬 높은 것을 보고는 단독개최를 확신했었으나 공동개최로 흘러 안타깝다. 그러나 유치실패로 인한 국민들의 심리적 공허감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어 다행이다. 조해준 상계사회체육센터 관리소장 = 우리나라의 단독개최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었는데 실망스럽다. 그러나 일본의 강력한 로비능력을 감안한다면 공동개최를 이끌어 낸 것도 그나마 한국이 선전한 셈이다. 전국연합 기동민 대변인 = 한.일 공동개최는 전혀 뜻밖이다. 지금까지 한.일간의 과거문제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평화의 제전인 월드컵을 개최할 자격이 없는 일본은 개최권을 한국에 양보해야 한다. 김은희씨 (22.덕성여대 사회학3년) = 우리나라의 단독개최로 결정돼 남북공동개최가 이뤄졌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왕 한.일 공동개최로 결정난 이상결승전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열리도록 하는 등 일본과의 경기배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토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황상수씨 (30.회사원.서울 마포구 서교동) = 섭섭하고 안타깝다. 막판에 우리측 개최가 거의 확실시되자 수세에 몰린 일본을 비롯한 친아벨란제 세력의 필사적인마지막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개최가 우세한 상황에서 유치운동을 시작,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월드컵 유치로 한데 모으면서 엄청난 저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이번 일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현경씨 (28.주부.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 2002년 서울에서 월드컵을 관전하고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 개최국으로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게 된 점에만족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일본 총리가 31일에도 독도가 일본의 영토임을 주장하는 망언을 되풀이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이번 공동개최를 통해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어나가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김동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통일협회 정책연구실장 = 한.일 공동개최는 우리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면 공동개최를계기로 양국이 해묵은 과제를 풀 수 있기를 바란다. 양민석군 (9.서울 갈산초등교 2년) =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88올림픽을 개최한 것처럼 이번에도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기고 월드컵을 단독개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는데 슬프다. 그러나 단독개최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직접 월드컵 축구경기를 볼 수 있게 돼 한편으론 기쁘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