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쟁의결의 무산 .. 대의원대회 정족수 미달

[ 울산=김문권기자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위원장 김임식.39)의 쟁의발생결의가 지난87년 노조 창립이래 처음으로 무산됐다. 이회사 노조는 4일 오후 5시30분 노조사무실앞 공터에서 쟁의발생결의를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었으나 전체 대의원 2백21명중 과반수에 못 미치는 77명만이 참석,정족수 미달로 임시대의원대회가 자동 유회됐다. 이회사 노조의 쟁의발생결의 무산은 현재 임단협을 진행중인 다른 현대계열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달초에 쟁의발생을 집중결의키로 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합(민노총)의 계획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김위원장은 이날 임시대의원대회 무산을 알리면서 "사측의 회유와 압력으로대의원대회가 무산됐다"며 "앞으로 단체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모든 조합활동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이례적으로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것은 주변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집행부가 무리하게 쟁의발생 결의를 강행하려는데 따른 대의원들의 반발로 보이며 대다수 조합원들의 정서가 집행부의 노선을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분석된다. 특히 이날 대의원대회의 무산은 지난해 임금교섭을 무쟁의로 타결하는등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조측이 유지해온 강경노선이 눈에 띄게 수그러들고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사는 지난4월26일부터 단협 61개항을 놓고 이날까지 17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으나 아직까지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