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통신 사업권] "이젠 장비싸움" 각축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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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공급권을 잡아라" 27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에 따라 그 통신장비공급권을 둘러싸고 국내외 통신장비업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신규통신사업자 선정으로 오는 2000년대 초반까지 대략 5-6조원가량의신규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이 벌써부터 시장선점을 위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이번 통신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 PCS(개인휴대통신)는통신장비시장에서도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한국통신 LG텔레콤 한솔PCS등 3개선정회사들은 2002년까지 평균 1조원정도의 시설투자비를 책정하고 있다. 시설투자비의 대부분은 교환장비 기지국설비등으로 예상돼 이때까지 약 3조원의 시장이 형성되는 셈이다. 이들외에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등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도 1.8MHz대역의 주파수를 배정받아 PCS사업을 할 수있게 될 때는 시설교체비용등으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CS의 장비는 이동전화의 전례를 비추어 볼 때 발주에서 설치까지 평균4-5개월 정도 걸려 98년도 서비스를 위한 장비는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발주가 예상된다. 이미 사업자로 확정됐던 한국통신의 경우 현재 PCS장비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정보통신 대우통신&모토로라 한화전자정보통신&노던텔레콤 루슨트테크놀러지사등 6개사와 국내 PCS기술표준인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PCS기술을 공동개발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중이다. 한국통신은 오는 9월경 이들중 상위 2개사정도를 선정해 내년에 시스템적용시험및 서비스를 거쳐 납품을 받을 계획이다. 한국통신은 이번 신규통신사업자로 선정되는 장비업체는 가급적 배제한다는원칙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정보통신은 LG텔레콤이 이번에 PCS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권을 확보할 수있게 되는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그러나 재계의 생리상 한국통신과 한솔PCS등 다른 사업자로부터 장비공급에서 오히려 외면당할 수있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분석돼 묘한 입장이 되고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는 일단 사업권획득에서는 실패했지만 단기적으로 사업자에 버금가는 통신장비공급부문에서 이를 만회할 수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총력전을 다할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한솔과 데이콤이 연합한 한솔PCS도 일단을 한국통신이 취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장비공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PCS장비공급업체의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방식의 성공적인 정착과 지속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각각의 사업자가 최적의 장비를 선택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PCS의 장비수주전은 98년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단말기공급에서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PCS는 1천만명정도의 가입자가 예상돼 단말기공급은 지상최대의 전쟁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장비공급업체들은 단말기 가격이 초기에는 현재의 이동전화보다 싸게 책정,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PCS외에 TRS(주파수공용통신) 무선데이터통신 보행자전용이동전화(CT-2)등부문의 장비공급은 국내 개발이 거의 없는 형편이어서 외국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주파수공용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아남텔레콤은 기술협력선인 미국 지오텍사의 장비를 도입하고 무선데이터통신의 에어미디어 인테크 한컴텔레콤등은 모두 모토롤라사의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