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이태원 <한국영화 제작가협회 회장>

지난해 5월이후 중단됐던 스크린쿼터감시활동이 7월부터 재개된다. 이태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태흥영화사 대표)은 10일 오후 서울 퍼시픽호텔에서 협회소속 10개 영화사대표와 모임을 갖고 그동안 영화인협회가 주도해왔던 스크린쿼터 감시활동을 영화제작가협회에서 주관하기로 결의, 7월부터 본격활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회장은 "지금까지 우리영화인들은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권익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면서 "스크린쿼터는 영화인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외국영화 홍수속에 한국영화를 지켜내기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크린쿼터 감시활동이 지난해부터 공백상태에 빠진뒤 한국영화의 설자리가 더욱 좁아졌다"며 "영화법시행령에 규정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는 최소 126일로 잡혀 있지만 전국 400여극장중 30여곳을 제외하고는 이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까지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는 것과 관련, "94년 극장주측이 청구한 스크린쿼터제 위헌심판이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해 기각됐기 때문에 감시단활동의 법적근거는 오히려 뚜렷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 지난 4월 파리에서 열린 OECD회의에서는 한국의 회원국가입자격을 논의하면서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예외를 인정키로 결정한 바 있다. 93년 한국영화인협회 결의로 발족한 스크린쿼터감시단은 94년까지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위반사례 169건을 적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다 지난해 5월 영화인협회 이사회가 교체되면서 유야무야됐다. "앞으로 영화제작가협회를 중심으로 영화인협회산하 영화감독협회,시나리오작가협회, 시민단체등과 연대해 제작가에게 불리하게 돼있는 배급관행과 탈세 등 불법요소를 바로잡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30여년간 "서편제" "태백산맥" 등 굵직한 한국영화들을 제작해온 이회장은 6일부터 새 영화 "축제" (임권택 감독.이청준 원작)를 선보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