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침대, 관객 70만 '30억 돈방석'..'닥터봉' 2배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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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고 히트작 "은행나무 침대"가 13일 현재 서울 관객 7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4개월만에 지난해 1위인 "닥터봉" 관객의 2배에 달하는 흥행기록을 세운 것. 제작사인 신씨네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얼마나 벌었을까. 신철신씨네대표(40)는 "아직 정산이 끝나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총 제작비 24억5,000만원을 빼고 약 13억원의 순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극장 흥행수익만 따졌을 때의 얘기다. 업계에서는 비디오 판매에 따른 런닝개런티와 해외수출금액을 합치면 줄잡아 30억원 이상의 순익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개봉관의 입장료는 1인당 6,000원. 이 가운데 문예진흥기금과 광고비 등을 뺀 제작사몫은 2,300원선. 지방배급에선 제작사 수익이 매출의 60%로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전국 관객 규모는 서울 관객의 1.5배로 추정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할때 입장료 수익은 서울 16억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36~38억여원에 달한다. 여기에 비디오판권에 따른 런닝개런티가 따라 붙는다. 판권료 5억원은 이미 제작비에 충당했으나 판매실적이 5만5,000개를 넘어서면 개당 6,000원 정도의 이익금을 따로 받기로 한것. 흥행결과로 미뤄 비디오 판매량은 10만개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때의 추가수익은 적게 잡아도 2억5,000만원. 신씨네는 이밖에 해외수출부문에서 200만달러 (약 16억원)의 수익을 올릴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칸영화 견본시에 독립부스를 설치해 수출상담을 벌인 결과 일본 미국 체코슬로바키아 등 11개국과 100만달러의 수출가 계약을 맺었으며 하반기 밀라노 견본시에서도 100만달러 정도의 결실이 예상된다는 것. 한편 "은행나무 침대" 제작에 국내 최초로 참여한 일신창투 (대표고정석)와 장은창투 (대표 유만조)는 각각 4억5,000만원씩 총 9억원의 투자원금을 회수하고도 순익 9억여원을 가져가게 됐다. 이들 창투사는 투자비를 제때 건지기 어려운 충무로에서 "첫 술부터 배가 한껏 부른" 성공을 거두며 투자 1년만에 "곱배기 수익"을 얻었다. 이같은 성공비결에 대해 신씨는 "작품성과 흥행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여기엔 반드시 철저한 시장조사와 마케팅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