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토모상사 구리선물 거액손실] 런던금속거래소 표정

침체에 빠져 있는 국제 구리시장이 스모토모 손실사건의 직격탄을 맞아 더욱 휘청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주범 하마나카의 주요무대였던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14일 스미토모 거액손실사건 발표 직후 장외거래에서 t당 가격이 3백달러(13%)나 폭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CE)에서도 7월 인도물 구리값이장외시장에서 20%나 급락했다. 스미토모 사건이 이처럼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이 회사가 전세계 시장의구리수요중 5%를 주무르는 세계 최대 거래업자이기 때문. 스미토모의 연간 거래규모는 50만t(수요기준)에 달한다. 그래서 하마나카는 LME에서 "큰손"으로 통했다. 5월 중순 이후 동값 급락도 "하마나카가 스미토모상사를 떠난다"는 소문 탓이었다. 더욱이 하마나카는 LME 중개인을 대거 동원, 가격 조작을 일삼아 온 것으로시장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 93년의 구리가격 폭등때는 LME의 "구리 매점인 명부"에 오르기도 했다. 6월들어서는 "가격을 지지하려는 하마나카와 떨어뜨리려는 소로스(국제투자가) 사이에 밀고 당기는 싸움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면서 시장을 술렁이게 하기도 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구리증산바람의 영향으로 공급과잉을 우려한 헤지펀드등 투기자금이 시장을 대거 빠져 나가면서 지난달 한때 구리가격이 2년만에 최저치(t당 1천8백80달러)를 기록하는등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ME당국은 구리급락을 막기 위해 일본관계당국과 협조, 정보교환등 국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스미토모상사도 사건직후 구리시장 동요를 의식, "구리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과잉 우려로 가뜩이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스미토모사건까지 겹쳐 당분간 구리값은 약세를 계속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점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