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독자광장] 믿을수 없는 농협 '주문 판매제' .. 이현주

종업원이 불과 수십,수백명규모의 중소기업에 비하면 그야말로 거대 규모이며 공신력면에서도 "보증수표"와 같은 농협의 "신뢰성"이 이렇게 무참히 깨져 버릴줄은 몰랐다. 믿고 신뢰하여 3주나 기다렸는데.. 지난 4월23일 농협 원효로지점에서 "내고향 주문판매제"를 이용, 전주농협의 유과세트를 신청하였다. 어버이날에 맞춰 도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그러나 3주가 지나갔음에도 집에 배달되지 않았다는 고향에 있는 동생의 연락을 받았다. "설마."하면서도 유과는 5월까지만 판매하는데 시간이 더 가기전에 알아봐야겠다 싶어 지난 5월20일 전주농협에 전화로 연락을 해보니 "돈이 입금조차 되지않았다"는 아연실색할 이야기를 들었다. 담당자를 찾는다고 세사람을 거쳐서야 들을 수 있는 말로는 전혀 기대밖의 내용이었다. 이래선 안되겠다싶어 점심시간을 이용, 직접 원효로농협에 찾아갔다. 상황설명을 했더니 처음에는 "신청책자의 번호가 인쇄 잘못으로 틀린다"고 했다가 지난 2월에 주문했던 이야기를 하니 이번에는 "담당자가 오면 해결해주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한참을 기다려서야 돈을 돌려 주면서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듣고 돌아왔다. 농협이 이러한 특산품 판매사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볼 때, 나 처럼 "농협"이라는-신뢰와 신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공공기관을 믿고 이용하다 피해를 입는 사람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현주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