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한국-중국 중형기 합작 무산 .. 북경협상 결렬

한국과 중국이 2년이상 추진해온 중형항공기개발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한중양국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북경에서 항공기분과위원회를 열고중형항공기개발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조립장위치 등을 둘러싼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고 통상산업부가 18일 밝혔다. 양국은 당초 이번 분과위원회에서 조립장위치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어느정도의견을 모은뒤 8월중 장관급을 대표로 한 한중산업협력위원회를 열어최종안을 결정지을 예정이었으나 분과위원회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따라 산업협력위원회에 항공기협상 결렬을 정식 보고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94년 2월 양국이 공동발표하고 그해 10월 김영삼 대통령과 이붕 총리의 정상간 합의로 추진해온 대형국책사업이 수포로 돌아갔다. 또 자동차 고선명(HD)TV 등 항공기이외의 한중산업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한중양국은 그동안 1백인승 중형항공기를 조립할 최종조립장을 서로 자국에두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수차례회의를 하고도 개발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기계적인 최종조립은 중국에서 하되, 최종완성은 한국에서 수행하는 유럽 에어버스 방식의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중국측이 이를 거부했다고통산부는 밝혔다. 통산부는 중국이 항공기개발에 유럽연합과 싱가포르 등을 참여시키고 한국은 10%의 지분참여만 하도록 고집했다며 이는 당초 합의한 공동투자와 호혜평등이라는 원칙에서 어긋나 협상타결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통산부는 따라서 협상결렬의 모든 책임은 중국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추준석 통산부 차관보는 "항공기 제작기술 습득과 시장확보 차원에서 중국과의 협상타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으나 중국이 이미 합의된 원칙을파기하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협상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중 중형항공기사업은 양국이 각각 5억달러씩 투자해 오는 98년 1백인승중형기 개발을 완료하고 2000년 양산한다는 프로젝트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