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수입차 "밀물"/국산차 "스톱" .. 분규피해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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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및 부품업체들의 연쇄파업으로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공장이 "올 스톱"으로 치닫고 있는 반면 외국산 자동차들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키 캔터미상무부장관은 25일 한국을 방문, 주한 미대사관저에서 자국산 자동차세일즈에 나서는등 한국자동차업계가 맞고 있는 위기 상황속에서 대한 시장개방압력및 세일즈 공세를 늦춰지지 않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이같은 위기상황속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불능에빠져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부품공급업체인 만도기계의 파업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만도기계로부터 브레이크와 조향장치등 핵심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19일부터 엑센트 마르샤의 생산이 중단된데 이어 20일부터는 전 차종의 생산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는 이미 노조가 작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여서 전 공장의 라인이 중단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부품공급선이 이원화돼 있어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만도기계의 파업이 한달이상 장기화될 경우 전 공정의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아직까지 노사간 협상단계에 있는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도 20일을 전후로 전면파업에 들어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의생산라인이 "올 스톱"될 위기에 처해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생산이 전면 중단될 경우 그 피해액수는 하루 7백38억원(통산부 자료)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1천5백40억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다 협력업체들의 조업 중단등 연관산업분야에 미치는 피해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대폭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내수분야가 부진을 면치 못한 상태에서 업체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이렇게 되면 헤어날수 없는 최대의 위기를 맞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승용차시장에서 외제 수입차의 진격이 뚜렷하다. 특히 배기량 2천5백cc 이상인 대형승용차시장의 경우 외제차 시장점유율이 지난 5월에 이미 24.7%를차지했다. 올들어 지난5월까지 외국산 대형승용차는 3천7백79대가 팔려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62%나 늘어난 것. 작년 점유율은 15.2%였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연말께 국내대형 승용차시장은 "외제"가 30%를 웃돌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소형차까지 포함시킨 외제차 셰어는 아직 미미하지만 국내 대형차시장에서 외제차가 단기간에 크게 셰어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긴장하고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관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대형차 1대 값이면 국산 소형차를 10여대 이상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특히 수입업체들이 최근들어 대형 고급모델의 판매가를 최고 1천8백만원까지 인하하는 등 "가격 대공세"를 펼치고 있어 국산차의 가격우위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GM 포드 크라이슬러등 미국 3대메이커들과 EU업체들이 대한공세 고삐를 죌 계획이어서 외국차의 국내시장 잠식은 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업체들의 경우 오는 25일 미키 캔터미상무장관 방한에 맞춰 주한 미대사관저에서 신차전시회까지 연다는 계획이다. EU도 25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한.EU자동차 포럼에미코시산업담당총국장(차관급)을 단장으로한 67명의 대표단을한국에 파견,한국시장 개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