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 연일 급등 .. "의외다" 기업/금융기관 당황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이에따라 은행과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환리스크회피를 위한 방안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21일 창구에서 일반인들에게 달러를 사고팔때 적용하는 대고객환율을 2~3번씩 상향조정했다. 기업들도 수출은 가급적 늦추고 수입은 앞당기는 리즈앤 랙스(leads and lags)방식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잦은 개인들도 달러를 미리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가치의 급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각 경제주체들은 환차손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울러 기업들의 경우 원화절하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 수출경쟁력확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달러화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이날 달러당8백16원까지 치솟자 달러화를 앞다투어 보유하려는 현상이 가속돼 달러화가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등 대부분 은행들은 대고객환율을 2-3번씩 수정해 고시했다. 이는 아주 이례적이다. 장중에 원화환율이 수직상승함에 따라 은행들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따라 대부분 은행들의 대고객 현찰매도율은 달러당 8백20원대에 들어섰다. 그러나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창구에서 달러화판매를 가능한 억제, 당장 달러화현찰이 필요한 고객들이 달러를 구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날 환율의 최대변동폭인 2.25%까지 대고객환율을 상향해 고시했다"며 "만약 이 이상으로 원화환율이 오를 경우 고객에대한 달러화판매를 중단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를 사자는 주문은 많았던 반면 팔자는 기관은 거의 없었다. 이에따라 당장 수입결제를 앞둔 기업들은 달러화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이 수출은 가급적 늦추고수입은 앞당기는 리즈앤 랙스를 활용, 달러화품귀현상을 부채질했다. 환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하루에 환율이 13원이상 오름에 따라 외환거래를 하는 은행과 기업들의 환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한 일부 기업들의 경우 상당한 금액의 환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딜러들은 국내기업들은 대부분 외화자금을 달러화표시로 쓰고 있어 환율변동폭이 확대됨에 따라 환리스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은행들의 경우 스와프등을 이용, 위험을 회피한 상태라 당장의손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외채부담이 늘고 있다 =지난해말현재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7백84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95%이상이 달러화표시 외채다. 따라서 환율이 오를수록 외채상환부담은 가중될수 밖에 없다. 외채를 상환하거나 이자를 낼때 필요한 원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밖에 기계등을 수입할때 부담하는 가격이 늘어나 단기적으론 기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환율전망 =다음주까지 환율은 상승세(원화가치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따라 원화환율은 지난 90년 시장평균환율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였던달러당 8백13원40전(기준환율기준.94년1월10일)을 이달안에 갱신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환율사장이 단기간에 외환전문가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은 환율전망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사회간접자본투자용 상업차관등이 유입되는등 달러화공급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달러당 8백원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