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토우 64점 첫 나들이..'움직이는 박물관' 주제 순회전시

박물관에 갇혀 있던 신라토우 64점이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정양모)이 "움직이는 박물관"의 새 전시주제로 "신라토우전"을 기획, 26~28일 강원도 원주를 시작으로 전국순회전시회를 갖는 것. 박물관 이전관계로 휴관되는 기간중의 전시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움직이는 박물관은 특수제작된 버스에 유물을 싣고 문화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박물관. 이번 전시회에는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토우 64점이 출토당시의 모습으로 복제돼 선보인다. 박물관측은 "해학적인 신라토우의 모습을 통해 신라인의 얼굴과 의식주등 생활상을 살펴볼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버스내부와 외부 전시로 나눠지는데 버스 안에는 5개의 진열장이 마련돼 있다. 둥그런 항아리에 가야금을 켜는 여인과 뱀 개구리 새등 동물토우들이 붙여진 "토우장식 긴목 항아리", 불가사리 가재 등으로 장식된 굽다리 접시뚜껑 등이 전시된다. 특히 수로부인을 닮은 신라여인의 수줍은 표정과 닭 돼지 양등 12지상의 모습은 정교하면서도 독특한 양식을 띠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주 황성동 출토유물중 유방이나 엉덩이 성기등이 과장되게 표현된 토우와 말탄사람모양토기, 서수형토기등 눈에 익은 명품들도 함께 진열된다. 진열장 뒷면에는 각 부분을 확대한 사진판넬을 걸어놓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으며 대형 걸개그림과 설명판도 준비돼 있다. 신라토우전은 전국순회에 앞서 21일부터 중앙박물관뜰에서 일반에 공개되고 있으며, 이달 원주시내 12개학교를 비롯해 전북 부안(7월) 충남 부여.청양(9월) 경북 울진.강원 삼척(10월) 경기 연천.부평(11월)으로순회전시를 계속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앞으로 움직이는 박물관의 전시일정을 늘리고 전시주제도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현재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전과 풍속화전을 기획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