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초대석] 마틴 싯봉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한국인들의 패션감각과 그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군요. 시장조사를 해보니 유명 해외브랜드는 거의 다 들어와있구요. 진보와 변화가 빠른 곳이라 더욱 매력을 느낍니다"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마틴 싯봉(45)이 합작투자업체 동양어패럴(대표 박명수)초청으로 내한했다. 싯봉은 85년부터 지금까지 파리 프레타포르테기간중 기자단과 바이어가 뽑은 10대 디자이너에 계속 선정된 중견. 88~89년 도쿄컬렉션에 참가해 일본에는 잘 알려져있지만 우리나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와 동양어패럴은 각기 국제시장진출을 모색하던 차에 만났습니다. 각각의 강점인 브랜드이미지와 자본이 만나면 상승효과를 얻으리라 생각했죠. 이제 저는 역동적인 한국시장에 입성하고 동양어패럴은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하게 됐습니다" 한국시장에 제품을 내놓는 것은 내년1월. 전문점 1곳과 백화점 4곳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25~40세의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그의 옷은 현대적소재에 인체구조를 중시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99년쯤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2브랜드를 내놓고 현재 옷외에 안경과 신발에 국한된 라이센스제품의 생산을 보다 늘릴 예정. "옷은 자기의사를 표현하고 그를 통해 상대방도 유쾌하게 하는 의사소통의 도구죠. 유행은 사회변화의 상징이자 패션산업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지만 옷의 첫째조건은 우선 입기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바라본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조건은 지구력 혁신성 열정 젊은사고방식 창조욕구와 비평을 견뎌내는 태도. 특히 배타적이고 경쟁이 심한 파리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독특한 개성으로 남과 차별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류기간중 국내 의류시장을 둘러본뒤 24일 프랑스로 떠난다. 한국민속의상에 대한 관심도 상당해 체제기간중 단국대 고전의상박물관도 방문할 계획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