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장마철 유독적조현상 주의/피해 줄여야..천인봉

최근 적조발생에 관한 기사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어 어업인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작년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주고 있다. 적조란 물속에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함으로써 물의 색깔이 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를 적조라고 하게 된것은 바다에서 야광충이 대량 번식하여 죽게 되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이것이 조류에 밀려다니는 현상을 적조(red-tide)라고 한데서 연유한다. 최근 우리나라 적조발생 추이를 보면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전으로 육상으로부터 바다에 인이나 질소등 영양염류가 과도하게 유입되어 공단주변이나내만수역을 중심으로 4~11월사이에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7월까지는 무독성적조로서 수산에 큰 피해를 준 사례는 없지만,8월과 10월사이에 유독성적조가 발생하는 경우 수산에 피해를 주고 있다. 올들어선 진해 마산 통영 여수 포항등 항내와 내만수역에서 무독성적조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수산에 피해는 없다. 그러나 장마로 인해 육상으로부터 바다로 오염물질이 다량유입되고 20도이상의 고수온기가 지속되는 경우 코클로디니움등 유독성생물에 의한 적조발생의 환경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깨끗한 바다를 가꾸는 길외에는 적조발생을 방지하는 완벽한 대책은 현재로서는 없다. 그러나 적조를 조기에 발견하여 어업인들에게 신속히 알려 대비토록하고 양식시설에 지하해수시설이나 여과조를 설치하는등 적조발생시 수산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전국연안 70개지점에 적조상설 측정망을 설치하고 적조발생 가능성이 큰 해역 92곳에 어촌지도공무원을 중심으로 상주예찰반을편성, 피해최소화와 연안어장 환경보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적조로부터 피해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깨끗한 바다를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국민 모두가 국토와 환경을 보전하는데 관심을 갖고 너의 일이 아닌 나의 일로 인식, 쓰레기 안버리기등 조그만일부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때 가능하다. 우리 어업인도 바다오염과 적조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어업폐기물이나 폐유를 바다에 버리는등 바다를 오염시키는 당사자인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적조발생을 어쩔수 없는 자연의 탓으로만 돌리고 정부의 지원에 기대하기 보다는 피해방지에 대한 어업인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 깨끗한 바다가꾸기에도 앞장서야 한다. 천인봉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