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이학범 <태평양생명 융자부장>..'래프팅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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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곳이 바다라도 좋고 산이라도 좋고 어느 후미진 깊은 계곡이라도 좋을듯싶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시원한 기운이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니 말이다. 나도 매년 여름이면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몇해전부터 나는 별다른 고민없이 매년 한탄강을 찾게 되었다. 요즘 공장폐수의 방류문제로 한창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한탄강은 강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고 급류가 제법 많이 자리잡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래프팅을 할수있는 몇 안되는 장소이다. 래프팅과의 인연은 몇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사에서 마련한 고객만족교육프로그램중의 하나로 한탄강에서 래프팅이 있었고 그때 나는 별 생각도 없이 헬맷을 쓰고 보트를 탔던 기억이 난다. 그때 우리팀 8명은 조교의 구령에 맞춰 아연 긴장하며 최선을 다해야했다. 물을 뒤집어쓰고 소리를 지르고 서로를 격려하며 힘겹게 내려왔던 한탄강의물길. 물론 외국영화에서처럼 배가 뒤집힐만큼의 급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온 몸은 이미 땀과 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물에 빠진 생쥐모양을 한 서로의얼굴을 바라보면서 시원하게 웃었던 기억은 해가 지나도 새롭다. 이때 참가한 직원들이 중심이 돼 래프팅동호회가 탄생, 직장생활에 활력을더해주고 있다. 김현재 재무영업과장, 박병규 주식투자과장, 노태진 채권투자과장, 김명수 융자과장, 최선 융자부대리, 이영남 융자부대리등이 동호회활동의 주축역할을 하고 있다.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속에서 세월이 더할수록 느껴지는 것은 함께 배를 탄 구성원간의 화합과 조화의 중요함이다. 한 사람만 손을 놓고 있어도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좌우의 균형이 맞지않으면 배는 제자리에서 빙빙 돌고말뿐이다. 이왕 한 배를 탄 이상 모두가 힘을 합쳐 목적지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래프팅의 기본이라 할수 있다. 우리 회원들은 래프팅이 주는 진정한 기쁨과 교훈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열심히 전파하고 있다. 래프팅을 통해 무엇보다도 개개인의 미약한 힘이나마 주저말고 함께 보태야한다는 것을, 그래야만 함께 탄 배가 우리의 목적지까지 한시라도 빨리 다다를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많은 사람이 깨우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올 여름도 무척이나 더울 것이란 일기예보를 자주 접한다. 래프팅은 이런 여름에 더욱 빛을 발하는 레포츠임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회원들은 올해 한탄강만이 아닌, 계곡의 풍광이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라는 강원도 영월의 어라연계곡을 찾아볼 요량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