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카드, 카드사 수지악화 "애물단지"

카드사들이 항공사와 제휴해 발급하는 마일리지카드가 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골머리를 앓고있다. 지난해 1월이후 카드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선보인 마일리지카드가 카드사들이 고객서비스를 위해 모처럼 내놓은 상품임에도 불구, 카드사의 발목을 죄는 "애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항공사와의 계약에 따라 마일리지카드회원이 사용한 금액의 0.8%를 회원의 실제 사용여부와 관계없이 항공사에 무조건 지급해야한다. 카드사들은 이같이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계약에 문제가 많다며 투덜거리지만 벙어리냉가슴만 앓고있는 상황이다. 삼성카드가 아시아나항공과 지난해 1월 제휴, 마일리지카드를 전격적으로 내놓자 각사가 주판알을 제대로 튕겨보지도 않은채 고질적인 "미투(Me Too)"전략을 밀어붙인 탓이다. 때문에 항공사들은 유리한 고지에서 카드사들과 제휴계약을 맺을수 있었다. 카드사들이 지금까지 확보한 회원을 통해 새로 거둬들인 연회비수입과 지출비용, 항공사에 지급한 금액등을 따져보면 이 카드가 왜 카드사들의 발목을 잡고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8월부터 대한항공과 제휴로 스카이패스카드를 발급,지난달말까지 18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항공사에 10억원을 지급했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일반회원이 1만5,000원, 골드회원이 2만원으로 기존 카드보다 1만원을 더 내야한다. 따라서 비씨카드가 연회비부문에서 새로 챙긴 수입을 단순 계산하면 18억원으로 항공사에 넘겨준 금액을 웃돌고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않다. 회원에 카드1장을 만들어줄때 드는 발급비용 1,500원과 특송비용 1,500원, 광고및 판촉비용 3,000원에다 인력투입비등 간접비용을 감안하면 최소한 6,000원이상이 지출되는 셈이다. 따라서 실제 순수입은 장당 4,000원, 전체회원으로 계산하면 7억2,000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재주는 곰(카드사)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항공사)이 챙기는 이상한 상품이 돼 버린 것이다. 외환카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회사는 지난해 5월 발급을 시작, 지난 3월말까지 19억여원을 대한항공에 지급했다. 지난 5월말까지 회원수는 26만명. 삼성카드는 지난해 1월 카드업계에선 맨 처음 마일리지카드를 발급해 시장선점을 노렸으나 회원수증대로 인한 매출증가효과보다 항공사 지급액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 타업체의 원성만 사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