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광릉수목원 "위기" .. '대형놀이시설' 건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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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인 크낙새의 서식지이며 수도권의 허파로 불리고 있는 광릉수목원-. 이미 주변에 음식점들과 러브호텔 등이 난립, 옛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광릉수목원이 앞으로 한가운데에 대형놀이 시설인 "수목원랜드"가 들어설예정이어서 나빠진 환경이 더욱 훼손될 위기를 맞고 있다. 수목원랜드 건설공사는 배달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놀이시설의 일부를 변경하는등 다소 주춤하고는 있으나 건설주체인 한국기전측이 계속 추진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수목원랜드는 중부시험장과 광릉수목원의 중간인 포천군 소흘읍직동1리 69의2번지와 68의7번지 일대에 자리잡을 예정으로 이곳은 광릉수목원 관내인 수리봉과 중부임업시험장관내인 죽엽산에 둘러싸여 광릉수목원의 심장에 해당된다. 직동1리 마을과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위치에 있으며 크낙새 서식지와 1천3백m, 문화재인 광릉과도 5백m밖에 떨어져있지 않다. 수목원랜드측은 이곳에 당초 지상6층 지하1층의 놀이시설을 신축하고 이곳에 청룡열차 매직댄스 점핑스마일 번지점프 범퍼카 등을 유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놀이시설일부를 바꿔 지난 3월말 포천군에 변경신청을 내기는 했다. 포천군에서는 여론을 의식, 변경 신청서 보류통보를 하고 공사중지요청을 해놓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식당 매점 등 근린생활시설이라고 수목원랜드측은 밝히고 있으나 육중한 H빔들을 박아 놓아 놀이시설을 위로 올릴 수있는 여지를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수목원랜드측은 "이 부지에 식당과 매점을 한다면 주변의 영세음식점들이 망할 것이며 우리같은 중소건설업체가 당초에 음식점을 하자던 것도 아니다"고 밝혀 수목원랜드건설을 계속 추진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주민들도 처음에는 이곳에 매점이나 음식점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결국 놀이시설이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고있다. 수목원랜드측은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후인 지난 6월중순 "8월중에 수목원랜드를 오픈한다"면서 광고까지 냈다. 이 광고에는 4천평의 대형주차장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사업대상지인 69의2번지와 68의7번지가 1천2백60평임을 감안하면 주변의 땅을 더 확보, 사업부지를 넓히겠다는 뜻으로 주민들은 판단하고 있다. 포천군에서는 "국민적인 여론이 있는만큼 놀이시설에 대해서는 영업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수목원랜드측은 "당초 행정당국의 적법한 허가를 얻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환경에영향이 있다는 명확한 물증이 있기전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대해 직동리주민대책위 우이령보존회 배달녹색연합 대한불교조계종봉선사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등이 수목원랜드건설반대 공동대책위를 구성, 맞서고 있고 주민들은 연명으로 공사철회를 요구하면서 연일 밤늦게까지 대책을 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부임업시험장 수목원과의 원갑재씨(50)는 "경관좋던 광릉수목원일대에 음식점과 러브호텔 등이 난립하더니 급기야는 대형놀이시설까지 들어서려하고 있다"면서 "후세를 위해서도 이런 것은 자제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했다. 요즘 공사소음 등으로 동네가 시끄러워지면서 종전에 동네뒤에까지 나오던 까막딱따구리도 깊은 산속으로 숨고 있으며 크낙새가 나는 모습은이젠 보기가 힘들어졌다는 주민들의 설명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