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구도 때이른 변화조짐 .. 당대회 1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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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을에 열리는 제15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계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이 당대회에서 중국 정계 인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당내 순위가 곧 정치 서열이다. 그러므로 인사는 당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내년 당대회의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이붕총리의 향배다. 이총리는 이미 2기를 연임했다. 3선은 헌법에서 금지되고 있어 그의 진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총리는 장로 보수파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어 그가 정계에서 물러나진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택민국가주석도 그에게 어떤 자리를 주는 것이 최선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총리에 대한 배려로 지난 49년이래 폐지됐던 당주석제를 부활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물론 당주석자리는 강택민 국가주석이 차지하지만 부주석자리에는 이붕총리및 교석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앉힌다는 포석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현지도부를 그대로 당으로 이동, 앞으로도 강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해 개혁.개방노선을 추진하려는 강주석의 의향이 깔려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후임 총리 인사다. 원래대로라면 주용기부총리의 승격이 자연스럽지만 주부총리 자신도 "나의노선은 강경하기 때문에 적들이 많다. 총리자리를 다투면 정치에 파도가 인다"고 말해 자신에게는 그런 의사가 없음을 표명했다. 주부총리는 또한 강주석과 마찬가지로 상해파이기 때문에 국가주석(또는 당주석)과 총리를 모두 상해파에서 차지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강하다는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총리후보에 이름이 오르는 인물들은 이서환 전국정치협상회의주석과 이남청부총리이다. 당내 순위로는 강택민주석 이붕총리 교석위원장에 이어 4번째에 있는 이서환 정협주석이지만 서방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남청부총리측이일보 리드하고 있다. 앞으로도 개혁.개방경제를 진전시켜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국무원의 장인 총리직엔 경제에 강한 인물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서환 정협주석보다 이람청부총리측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서환정협주석은 교석위원장과 가까운 반면 이남청부총리는 강주석과 가깝다. 강주석이 당주석까지 맡게 될 경우 현재의 당총서기직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 당총서기엔 호금청 중앙정치국상무위원이 취임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모택동이 당주석이었을때 등소평이 중앙정치국상무위원의 말석이었으며 당순위도 7번째였다. 호금청 중앙정치국상무위원도 현재 상무위원의 말석이며 당내순위는 7위다. 제15차 당대회에서의 인사는 강주석이 실질적으로 등소평의 후계자로서 지도적 입장을 확립할수 있는가 없는가를 결정하는 실험대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