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일본의 우익테러

일본의 국가지상주의는 명치유신이후 어떤 시기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의 기원을 찾 올라가 보면 일본인들의 "신국사상"에서부터 그 유래를 찾을수 있다. "견일본은 신국이다. 천조가 비로서 기반을 열고,일신이 길이 국통을 이어 전하도다. 이는 오직 우리 나라에만 있을 뿐 다른 나라에는 그 유래가 없도다. 그러므로 신국이라 하느니라" 북도친방은 "신황정통기"의 첫머리를 이런 선언으로 시작했다. 불교승려 가운데서도 일련은 "일본은 신국"이라는 견해를 어김없이 채용하고 있다. 하늘 조상으로부터 계통체계를 한줄기로 이어받았다는 신국사상은 비록 좁은 땅이기는 하지만 보배가 많고 인물이 고귀하며 다른 나라는 멀리서도 따라오지 못하는 청정한 "신국일본이라는 자존심을 일본인들에게 뿌리깊게 심어주었다. 그들에게 국가는 곧 왕이기도 했다. 왕을 신성하게 여기는 사상은 일본의 경우 고대부터 있었던 일이다. "고사기" "일본서기"에 실려있던 대부분의 신화가 단지 왕의 신성함을 나타내기 위해 그 뿌리로서의 신들을 설명하고 왕과의 혈연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제2차대전말 특공대 "비리법권천"이란 다섯 글자를 머리띠에 써가지고 출전했다. 이 글자의 뜻은 비상한 사태가 생겼을 때는 이론이 있는 편이 이기고,이론은 법을 이기지 못하며, 법은 권세를 이기지못하고 권세는 왕에게이기지 못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기서만 보아도 왕을 천으로 생각하고 있는 당시 일본인들의 의식을 충분히 읽을수 있다. 전후 일본처럼 서구화해 급격히 변한 나라도 없다. 그러나 일본에는 아직 "왕실을 중심으로한 일본의 재건"을 내세우고 있는 극우단체가 전국에 980여개나 있고 회원도 12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일왕을 중심으로한 신국사상에 뿌리를 둔 시대착오적인 이 극우세력의 테러는 대다수 일본인들의 골칫거리로서 지난 10년간 이들이 일본정치인들에게 가한 테러는 111건에 이르고 있다. 지난주 일본 우익단체의 한 청년이 독도점유에 항의해 승용차를 몰고 한국대사관으로 돌진한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둔 한국인들에게는 몹시 충격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일본점령군사령관 시절 맥아더장군은 일왕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일본인의 정신연령을 "12살정도"라고 꼬집어 말한 적이 있다. 아직 "일본은 신국"이라고 믿고 망동하는 일본인이 있다면 그는 여전히12살의 아동일 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