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일터로] (20) 제3부 : (인터뷰) 이나훈 <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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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했고 옵션전공교수께서 논문지도를 해준것이 인연이 돼 파생상품을 택했어요. 95년말부터 수요증가가 예견됐던만큼 함께 공부한 친구들중에도 이 분야로 진출한 사람이 많아요" 외환은행 외화자금부 이나훈씨(26)는 외환딜링룸에 근무하는 30명중 유일한 여성이다. 95년8월 대학원(서울대수학과)을 졸업하고 그해 11월 입행한 그의 역할은 "트레이더(trader)". 거래가 시작되면 파생상품의 가격을 매기고(pricing) 상품을 분석하는 일이 그의 몫이다. "외환딜러"라고 알려진 직업의 한 갈래. "파생상품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를 공부하게 됐지만 직접 일을 하다 보니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달랐어요. 처음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사람보다 주목받아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그때문에 더욱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죠" 그의 일과는 아침7시 영어학원에서 시작된다. 전화와 직접상담등 딜링업무의 대부분이 영어로 이뤄지기 때문에 매일 1시간동안 AFKN청취반을 수강하는 것. 출근시간은 오전8시30분. 오후에는 각종 파생상품의 가격공식을 만들어보고 프로그램을 만든다. 하나의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에서 7~8시간까지 천차만별. "가장 어려운 점은 자기 의도대로 시간을 운용해 쓸수 없다는 점이에요. 상대방에 맞춰야 하니까 심야에 일하거나 5~6시간 대기상태로 있는 것도 예사죠. 상당한 지구력이 필요해요" 입행 8개월째. 짧은 기간이지만 이끌어줄 여자선배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던 입장에서 "내가 바로 그런 선배가 돼야지"라고 다짐할만큼 성숙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