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고래사냥' 뮤지컬로 만든다 .. 90년대 신세대 풍자

최인호의 소설 "고래사냥"이 연극감독 이윤택과 가수 김수철을 만나 뮤지컬로 펼쳐진다. 극단 환퍼포먼스 (대표 송승환)는 오는 8월24-9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고래사냥"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의 줄거리는 대학생 병태가 미란에 대한 짝사랑 문제로 고민하던 끝에 가출, 거지 민우와 실어증 창녀 춘자를 만나 유람하다 결국 고향을 찾은 춘자가 말을 되찾는다는 원작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순진하고 진지한 70년대 병태를 발랄하고 때로는 경박한 90년대 대학생으로 변모시키고 실어증의 춘자도 눈물에 묻혀 지내는 납치된 창녀에서 자신만만한자발적 매춘녀로 탈바꿈시켰다. 또 70, 80년대의 짓눌리고 우울한 분위기 대신, 90년대의 시대적 상황에 걸맞게권태롭고 냉소적인 기류가 흐르도록 했다. 이감독은 "표면적으로는 요즘 신세대들의 세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의 성격을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80년대의 지식인을 상징하는 거지 민우를통해 시대고민의 진지함을 수면아래 잠복시켰다"고 설명했다. 거지 민우역은 장두이씨가 맡았고 병태역에 남경주, 춘자역에 송채환씨가 각각 열연한다. 또 모두 40명의 배우들이 녹음이 아닌 육성으로 노래를 하며 영상적 기법이 동원된다. 공연기간중 월~토요일에는 오후 4시.8시, 일요일에는 3시.6시 등 매일 2회씩 무대를 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