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컴퓨터] 나선주 <거평그룹 기획조정실사장>

나선주 거평그룹 기획조정실사장(36)의 별명은 "007"이다. 검은색 가방을 들고 "홀현홀유"하기 일쑤라 기조실 직원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그의 가방안에는 항상 노트북PC가 들어 있다. "대구 포항 광양 등지로 출장가는 횟수가 잦아 사무실에 앉아 대면결재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전자 결재를 할 수 밖에 없지요" 그는 노트북PC가 없으면 출장도 마음대로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나사장이 컴퓨터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87년. (주)일진에 근무할때다. 당시 통신연구소 계장으로 일할때 하버드대학에서 나온 CPM(Critical Path Method)에 관한 컴퓨터프로그램을 우연히 접하고 부터다. "그때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경영에 시간관리라는 개념이 희박했지요.그래서 CPM프로그램을 통해 계량경영시스템을 연구소에 도입해 보려고 한게컴퓨터와 가깝게 된 배경입니다" 그는 매일아침 출근과 동시에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전날 결재하지 못했던 사항들을 전자결재로 처리한다. 특히 그룹의 자금.경리등 재무관리에 관한 사항은 100% 전자결재다. 계열사의 주식을 관리하는데도 물론 PC를 이용한다. 틈만나면 인터넷에 들어가 정보사냥하는 것도 그의 중요 일과중 하나이다. 컴퓨터 이용에 대한 그의 집착은 그 자신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올초에는 신입 여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컴퓨터 교육을 실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또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욕심이 많아 컴퓨터에 능숙한 부하직원들에게 스스럼없이 배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올초 전계열사에 전산망을 구축하고 이달초 전계열사에 인터넷망을 개설한것도 그의 업적이었다. "그룹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경영인프라 구축이 뒤따라야 합니다. 특히 대한중석 포스코켐 거평화학등 주력 계열사들이 지방에 흩어져 있어 그룹차원의 전산망 구축은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나사장은 앞으로 기업경쟁은 정보전쟁이라며 그룹의 정보화시스템구축 작업은 자신의 몫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