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애틀랜타] 선수단 사기저하로 이어져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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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의 뒷심이 부족하다.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중인 한국 선수단의 초반 성적표가 기대치를 훨씬 밑돌고 있는 가운데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고도 막판 뒷심부족으로 아깝게 지는 불운이 잇따라 선수단의 분위기를 더욱 침울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깝게 놓친 경기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 8강 진출의 꿈이 걸려있던 축구를 비롯해 남녀 하키와 여자배구, 유도 등등 올림픽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같은 잇단 석패는 해당 선수나 종목의 부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선수단 전체의 사기와 경기를 앞두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 영향을 주기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가운데 열린 25일 축구 이탈리아와의 예선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비기기만해도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틀어 처음으로8강에 오르는 신화를 창조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았으나 막판의 고비를 넘지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또 막판 3초만 지켰다면 한국선수단에 4번째 금메달을 선사, 선수단내 분위기를 일신시킬 뻔했던 남자 유도 71kg급의 곽대성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뒷심부족의 케이스로 기록될 듯. 곽대성은 24일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의 나카무라 겐조를 맞아 유효 1개대 효과 1개로 3초전까지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마지막 시간때우기로 위장공격을 펼치는 바람에 주의를 받고, 결국 판정까지 가 1-2로 지고 말았다. 지난 22일 다 잡은 경기를 놓친 여자배구 중국과의 예선 2차전도 만일 이겼더라면 메달입상도 바라볼 수 있었던 아쉬움을 남긴 경기이다. 첫 두세트를 내준 한국은 패색이 짙은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반격에 돌입, 3,4세트를 내리 이긴 뒤 마지막 세트에서 6-6, 8-8로 접전을 벌이다 결국 13-15로 아깝게 졌다. 또한 여자하키도 4차전 최강팀 호주와의 경기에서 3-2로 앞서며 승리를눈앞에 두는듯 했으나 종료 10여초전 동점골을 허용, 3-3 동점으로 승부를가리짐 못해 아쉬움을 남겼는가 하면 남자하키도 호주와의 2차전에서 2-2로 비기던 종료 6분전 결승골을 내줘 패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