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기업] '동산정밀' .. 1mg짜리 볼펜 볼로 세계를 정복

동산정밀(대표 신경호.51)은 미국 후버사 독일 마라보사와 더불어 세계3대 볼펜볼제조업체로 손꼽히고 있는 업체이다. 연간 3억6천만개가량의 볼펜볼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50%이상을 일본 스위스등 세계 10여개국에 수출한다. 특히 이회사에서 생산되는 볼펜볼은 우수한 품질때문에 세계에 잘 알려져있다. 제품심사규격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세계최대 볼펜심제조업체인 스위스프리맥사에 매년 2억개이상을 수출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 볼펜제조업체들도 볼펜볼을 수입, 사용하는 극소수의 업체를 제외하면 모두 이회사의 고객이다. 이회사의 연산량을 수치로 보면 어마어마하지만 무게로 환산하면 3백24kg에 불과하다. 이는 볼펜볼 1개의 무게가 1천분의 1g일 정도로 가볍기 때문이다. 볼펜볼이 그 어느 제품보다 가볍고 작은 까닭에 물류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적게 든다. 제품 1백만개를 우편으로 부치는 데 드는 비용은 단돈 3천원. 같은 수량을 항공편으로 수출할 때는 아무리 먼거리라도 3만원이면 충분하다. 볼펜볼의 재료는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초경합금. 국내에서는 볼펜볼용 초경합금이 생산되지 않아 룩셈부르크 미국등으로부터 수입한다. 볼펜볼을 만들려면 우선 볼연마기로 타원형의 초경합금을 거친원으로 변형시킨다. 이것을 둥근원으로 만든 다음 랩핑을 하면 제품이 완성된다. 랩핑은 거친 표면을 부드럽게 하면서 광택을 내는 과정. 워낙 크기가 작아 완제품은 현미경으로 검사한다. 불량품은 자성이 있는 바늘로 하나하나 집어낸다. 이중 가장 어려운 기술은 표면거칠기정도를 조정하는 것. 표면거칠기가 10만분의 1mm를 벗어나면 여지없이 불량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만만하게 여기고 뛰어든 수많은 업체들이 이기술을 터득하지 못하고손을 들었다고 한다. 신사장은 지난 87년 창업했다. 초경합금업체에서 10여년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초경합금을 이용한 고부가가치제품을 만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그당시 국내에서 이분야는 그야말로 아무도 개척하지 못한 처녀지였다. 처음에는 초경합금을 둥글게 갈아야할 볼연마기가 오히려 초경합금에 의해 연마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벌어져 애를 먹었다고 신사장은 회고한다. 초경합금이 주철로 만들어진 볼연마기보다 경도가 배이상 단단했기 때문이다. 신사장이 윤활유와 연마제의 적정 혼합비율을 터득, 그난관을 극복하는 데는 3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이제는 제품 1백만개당 불량품이 10개이하일 정도로 높은 기술수준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단 2명이서 생산을 전담할 정도로 첨단자동화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야간에는 아예 작업인원없이 생산라인이 풀가동된다. 제품의 개당 가격은 2원에서 3원정도.이중 원재료인 초경합금비용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신사장은 요즘 국내최초로 볼펜볼용 초경합금의 자체생산을 눈앞에 두고 마음이 무척 들떠있다. "7년동안 애쓴결과 조만간 볼펜볼용 초경합금을 자체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신사장은 "원료의 자체생산이 이뤄지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98년안으로 세계제1의 볼펜볼생산업체로 받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