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영국 .. 광우병 후유증 "경제 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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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소"가 영국경제를 흔들어 놓고 있다. 유럽은 물론 전세계를 떠들석하게 했던 광우병이 급기야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온 영국경제에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 6월말 유럽연합 (EU) 15개 회원국 정상들이 영국산 쇠고기와 관련제품의 금수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광우병파동이수습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영국육우산업이 연간 20억파운드(약 2조4천억원)의 매출과 35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주요산업임을 고려할때 광우병 후유증이 당분간 영국경제의 골치거리로 남을 것은 뻔한 노릇이다. 영국국가통계청(ONS)은 지난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4% 증가하는데 그쳐 성장율이 연율기준으로 1/4분기 1.9%에서 2/4분기 1.8%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측한 분기별 성장율 0.6%와 연율기준성장율 2.1%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로 영국경제가 이미 광우병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낳게 한다. ONS의 한 관계자는 광우병때문에 영국내 쇠고기소비가 급감했다고 설명하고결국 소비급감은 2/4분기 GDP성장율을 0.1%정도 낮췄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광우병 파동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에 모든 경제적 여건이 지금과 같다면 2/4분기 GDP성장율은 최소 0.5%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해 예상보다 낮은 성장율이 광우병 파동때문이었음을 간접 시인했다. 그러나 영국 재무성은 현재 경제상황이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2/4분기 성장율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하반기에 "전력질주"한다면 연초 예측한 올해 경제성장율 2.5%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영국이 하루빨리 광우병 파동에서 벗어나고 경기둔화의 조짐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금리인하등 경기부양책을 고려할 수 밖에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메이저로선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0일 열린 케네스 클라크 재무장관과 에디 조지 영중앙은행총재의 월례회의에선 금리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않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기둔화가 건설과 농축산업부문에 국한돼 있고 내수부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금리를 당장 인하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라고 보고 있으며 꼭 인하해야 한다면 올 가을쯤 5.75%의 현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영국경제가 견실성장을 지속하고 있긴 하지만 공공부문의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금융계는 저인플레정책을 유지하려는 정부의지를 못믿어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클라크장관은 최근 BBC라디오방송과의 인텨뷰에서 "정부재정적자가 기대한 수준만큼 줄어들고 있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크게 걱정할 문제는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하반기 막판 "스퍼트"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으며 영국경제가 광우병파동으로 인한 일시적인 둔화에서 곧 회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의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2/4분기 경제성장율이 광우병 파동으로 주춤한 것은 사실이며 또한 금리논쟁까지 불러 일으킨 마당에 그 여파가 하반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 더구나 광우병 파동을 완전히 잠재우려면 최소 6년이란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로저 프리만 영공익사업장관의 주장은 영국이 광우병파동에 한동안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어쨌든 영국경제가 얼마나 내성을 갖고 광우병에 견뎌낼지는 좀더 지켜 볼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