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 (기고) 자동차보험 정책 개선 방향 .. 김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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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원 세계 어느나라든지 변치 않는 두가지 베스트셀러가 있다. 하나는 성경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약관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두가지 베스트셀러는 큰 차이점이 있다. 성경은 가장 많이 읽히는 베스트셀러인 반면 보험약관은 가장 많이 읽히지않는 베스트셀러라는 것이다. 자동차보험 약관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보험에 대해선 누구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오해와 불신의 벽도 두텁다. 그래서 보험제도가 바뀐다고 하면 가입자는 또 보험료가 오른다고 걱정한다. 반대로 보험회사는 적자가 계속 늘어간다고 울상이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터무니없는 낮은 보상에 눈물짓고 있다. 인구 5명당 1명이 자동차를 갖고 있다. 국민 전체보유대수도 900만대에 이르고 있다. 매년 1만명이상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35만명이상이 다치고 있다. 과연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자동차보험정책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는가. 어느 나라든지 보험의 질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수준으로 평가된다. 자동차보험은 글자 그대로 "제3자에 대한 배상수단"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무사고자에겐 보험료가 비싸게 느껴지고 사고다발자에겐 너무 싼 보험료가된게 이제까지의 현실이다. 이같은 문제인식에 따라 올 8월부터 시행될 자동차보험제도 개편은 다음과같은 당면과제에 초점을 두고 이뤄졌다. 첫째 보험회사의 개선된 영업수지를 바탕으로 그동안 피해자의 불만이 컸던 보상지급기준을 대폭 현실화했다. 사망 보상 후유장해에 대한 보상지급기준을 종전보다 평균 26%이상 올렸다. 이에따라 사망의 경우에는 1인당 평균 6,400만원에서 9,000만원 수준의 사망보험금을 받게 된다. 이제 보상수준이 국가배상법및 근로기준법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향조정되고판결액 대비, 58% 수준에 도달했다. 참고로 일본은 판결액의 60~70% 수준을 보험에서 보상하고 있다. 둘째 가입자에 대한 기본보험료 차등제도를 도입, 장기무사고자는 보다 싼 보험료를 부담하고 위험도가 높은 가입자는 더 많이 내도록 했다. 가입자의 사고위험도에 따라 기본보험료 일정 범위내(개인 상하 3%,업무용 상하 5%, 영업용 상하 10%)에서 보험료가 차등화된다. 과거엔 보험사는 모두 똑같은 자동차보험요율과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가입자는 회사별 선택의 의미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험료와 서비스 수준을 감안, 자신에게 유리한 보험사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독립대리점 또는 보험브로커가 제공하는 일정한 정보를 활용해 상품비교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점차적으로 보험시장은 공급자중심에서 소비자중심의 가격결정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97년8월부터 책임보험의 보상한도를 두배로 확대토록 하고 이에 맞춰책임보험료를 평균 40% 인상했다. 그러나 종합보험에 든 사람은 책임보험료의 인상금액 만큼 보험료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체 보험료 부담에는 변화가 없다. 그동안 너무 낮은 보상수준으로 피해자의 반발과 함께 책임보험 무용론까지등장한 바 있다. 그러나 8월부터는 사망시 최고 6,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최소한의 사회보장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차종별로 동일한 보험료를 내던 책임보험에도 8월부터 사고및 가입경력에 따른 할인할증제도가 도입돼 무사고 장기가입자는 보다 싼 보험료를 내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