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카 디자이너 박소루씨..올초 120대1 경쟁뚫고 입사

"소루"에는 별다른 뜻이 없다. 그녀의 부모님이 부르기 쉽고 기억에 오래 남는 이름을 찾다가 지어냈다. 어느나라 사람에게나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생각에서다. 모든 이를 만족시키려는 이름때문인지 그녀는 욕심이 많다. 선화예술중학교를 다닐때는 무용을 했고 선화예고로 진학해서는 오보에를 배웠다. 영혼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순수예술이 그녀가 처음 택한 길이었다. 그러나 대학진학을 앞두고는 산업디자인으로 항로를 바꿨다. 새로 다니기 시작한 화실앞에 세워진 포르셰를 보고 야릇(?)한 흥분을 느낀 때문. 어쩌면 한평생 모든 정열을 바칠 대상이 나타난 것이다. 대학시절에도 그녀의 욕망은 여러갈래로 나타났다. 운동권 대학생의 삶과 사랑을 그린 16mm 단편영화에 주연배우로 출연했다. 여성용 월간지의 패션모델로 나섰다. 두달동안 일본의 구석구석을 헤매기도 했다. 그러나 자동차에 대한 정열은 어쩔수 없었나보다. 대학 4학년때 일본의 자동차디자인 전문지인 "카 스타일링"지가 주최한디자인 콘테스트에 참가, 입선했다. 틈만 나면 지금도 서울근교로 차를 몰고나가 스피드를 즐긴다. 올해초 120대1의 경쟁을 뚫고 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에 입사한 당찬 신세대 박소루. 그녀는 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 대한 애착과 하나의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