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체, 해외진출 활발] 동남아 선점전략..왜 서두르나

최근 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올들어서만 한라그룹이 인도네시아에 연산 2백만t 규모의 시멘트 공장을 합작 건설키로 한데 이어 쌍용양회가 베트남(연산 1백40만t)에, 동양시멘트는 말레이시아에 대규모 시멘트 공장을 건립키로 하는 등 동남아 시멘트 공장 건설에 줄지어 나서고 있다. 그동안은 해외에서 시멘트 공장 플랜트를 수주해 건설하는게 고작이었지만최근엔 직접 외국에 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현지 생산체제 구축이 주류를 이룬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업체가 해외, 특히 동남아에 시멘트 생산기지 구축을 앞다퉈 추진하는 것은 물론 현지시장 공략이 목적이다. 동남아의 경우 개발투자 붐으로 시멘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예컨대 "베트남의 시멘트 수요는 지난해 7백50만t에 불과했지만 오는 2000년엔 2천만t 까지 늘어날 예상으로 동남아의 시멘트 시장 전망은 밝다"(염정태쌍용양회 부사장)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시멘트 생산시설은 태부족이어서 말레이시아의 경우 오는 2000년까지 연간 5백70만t 정도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는 것. 따라서 이 떠오르는 시장에 서둘러 생산기지를 구축함으로써 시장 선점을 노린다는 것이 국내 업체들의 전략이다. 게다가 국내 시멘트 시장이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도 시멘트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전통적인 내수산업인 시멘트는 현재 국내 시장이 어느정도 포화점에 이른데다 석회석광 개발비와 물류비 급증으로 내수시장에선 더이상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시멘트 업체들은 각종 비용증가로 인해 적지않은 경상이익 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올들어서도 재고가 바닥날 정도로 시멘트가 잘 팔렸지만 정부의 가격통제로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다. 결국 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해외투자는 신흥시장을 선점하고 내수에서 구멍난 수익을 동남아에서 메운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볼때 국내 시멘트 회사들의 동남아 진출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