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컴퓨터] 조기안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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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정부종합청사 3층에 위치한 총무처 소속 정부전산정보관리소. 우리나라 행정전산화 사업이 시작되는 곳이다. 정부청사내 초고속통신망 구축을 비롯해 행정업무 프로그램 작성, 전자통신을 통한 민원서비스체제 마련 등이 주 업무이다. 조기안 정부전산정보관리소장(47)은 이들 업무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야전 사령관". 그는 오늘도 행정업무의 신속성, 대민서비스의 질적향상을 위한 행정전산체계구축에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천명의 나이를 앞두고 있는 조소장은 다른 동료 관리보다 먼저 컴퓨터와접촉하게 됐다. 지난 83년 미국 유학길에서 선진 컴퓨터의 우수성에 감복했던 것. 그는 유학기간의 대부분을 컴퓨터공부에 할애하는 열성을 보였다. "그해 미국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로 "컴퓨터"를 선정했었죠. 미국사회에 접하면서 "이제는 컴퓨터 시대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소장은 컴퓨터와 처음 접하게된 시절을 이렇게 회고한다. 귀국후 총무처로 복귀한 그는 컴퓨터와 함께 살다시피 했다. 우리나라 행정업무 전산화작업이 그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는 수작업에 의존하는 공무원의 인사.급여.후생복지에 컴퓨터 전산체제를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들을 총괄 관리하는 총무처 직원 다운 모습이다. 조소장은 컴퓨터 통신에도 남들보다 먼저 눈을 떴다. 그는 총무처 내에서도 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몇 안되는 고위공직자중한명.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미국 등 선진국의 행정정보 사냥에 희열을 느낀단다. 조소장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을 때면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상어를 낚아올리는 기쁨"을 맛본다고 말한다. 그가 올초 정부전자계산소(정부전산정보관리소의 전신) 소장으로 임명된 데는 이같은 컴퓨터에 대한 열의가 바탕이 됐다. 소장 임명과 함께 그는 그간 구상해왔던 행정전산화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우선 명칭을 전사계산소에서 전산정보관리소로 변경, 전산프로그램개발에 국한됐던 업무영역을 정보생산및 유통으로 확대했다. 이와함께 인터넷과 국내 PC통신망에 정부알림마당 개설 등 대민행정서비스 향상에 힘썼다. "소장으로 임명되기전에는 나 역시 컴퓨터정보의 수요자였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를 맡게 되면서 정보공급자로 변했죠. 초일류 행정전산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조소장은 모든 공무원이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고 컴퓨터를 통해 민원을 접수, 처리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그에게 컴퓨터는 이제 자신의 일부가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