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마음의 병 '건강염려증' 환자 늘어 .. 20~30대 많아

질병과 죽음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으로 정신과를 찾는 "건강염려증"환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신체적 증상이나 감각을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여 어떤 확실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이 중병에 걸렸다는 생각에 집착,심각한 불안과 공포감을 갖는다고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인과교수(신경정신과)가 소개하는 건강염려증의 한 사례."33세의 대기업사원인 A씨는 진찰실에 들어와 쪽지를 꺼내들고는 왼쪽 가슴의 답답함을 비롯해 불편한 증세를 조목조목 호소했다. 해마다 실시하는 직장건강검진에서는 신체이상이 없다고 진찰됐으나 친구가 심근경색으로 죽은 다음에는 여러병원을 전전하면서 심장검진을 받았고 최근에는 심혈관조형술까지 받았다" 정교수는 "이런 건강염려증은 일반적으로 어떤 연령에서도 나타날수 있지만 20,30대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결혼여부나 경제.교육수준과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건강염려증에 대한 정신의학적 견해는 크게 3가지로 첫째는 신체증상에 대한 오해다. 환자들은 신체적 불편감에 대해 참을성이 부족하고 확대.과장해 표현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복부 압박감을 복통으로 느끼기도 한다. 둘째는 환자가 사회적인 책임과 의무로부터 도피하고자 환자노릇을 하려하는 사회적 학습모델이론이다. 셋째는 환자가 타인으로부터 느끼는 배신 소외 상실 적대감을 바탕으로 주위의 관심과 도움을 유도하고 이를 효과가 없다고 거절함으로써 분노감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환자는 이럼으로써 과거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을 해소하고 저하된 자존심을 회복하며 지나친 자기애에 대한 타인의 비난을 면하려 한다는 것. 정교수는 "건강염려증환자는 자신이 중병에 걸렸다는 믿음이 확고해 의사의 설득에도 수긍하지 않는다"며 "재발이 잦고 한번 발병하면 증상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된다"고 말했다. 정신의학적 기준에서는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때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하고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정교수는 "환자 대부분은 의사에게 매스컴을 통해 들은 의학상식을 설명하면서 신체적 증상이 심리적인 문제에서 야기될수 있다는 설명에 수긍하지 않는다"면서 "집단치료를 통해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지지감을 불어넣는게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가족에게 장애의 특징과 경과에 대해 설명해주고 환자의 정서를 동정적으로 이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