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3일자) 미국에 최대 흑자국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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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운명에 대한 개인의 영향이 얼마나 클수 있나, 그 가까운 예를 우리는 어디보다 중국에서 찾을수 있다. 78년 등소평이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꾀한지 올해로 18년. 그 사이의 중국의 변모, 특히 경제력의 변화는 말그대로 세계적 경이의 대상이다. 공교롭게도 22일 등의 92회 생일, 24일 한-중 수교4주년을 앞두고 나온 20일자 미상무부의 6월중 무역통계 자료는 세계 무역에서의 급격한 중국의 비중증가를 나타냈다. 가장 함축적인 변화는 오랫동안 일본으로 고정돼 있던 미국에 대한 최대 무역흑자국의 지위가 월간으로마나 처음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더욱 이것이 한달의 돌출현상이기 보다 장기 추세라는데 중요성이 있다. 통계에 따르면 6월중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3억3,000만달러에 이르러 대일적자 32억4,000만달러를 앞질렀다. 이는 금액상 최초의 추월일뿐 아니라 전월비 증가율로도 8.8%대 3.6%로 일본을 압도했다. 여기서 미국의 총무역적자는 계속 감소, 6월에도 전월비 23.1%나 줄었고 특히 대일 적자가 계속 감소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괄목할만 하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의 대미수출이 규모 출초 양면에서 가속화함은 주목되는 변화다. 더욱이 미국의 대중역조 심화는 대중 수출이 연속감소,6월엔 7억8,200만달러로 까지 위축된데 더 큰 원인이 있다. 게다가 현재까지 주류를 이룬 저가 경공업제품을 일본의 선례를 따라 중국이 고 부가가치 쪽으로 전환하리라는 분석이 겹쳐 미-중 간의 시장개방 공방과 열띤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 전후 세계각국의 경제부흥에 있어 미국시장의 잠식은 가장 중요한 발전의 수단이며 척도였다. 그 챔피언이 일본이었다는 점엔 이론이 없다. 나아가 발전속도, 지리 조건으로 그 자리를 빼앗진 못해도 바짝 따를 위치는 한국이라는 데도 크게 이론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세기 동안 대미무역이건, 총무역수지건 흑자는 86~89년 한 순간이 고작이다. 이번 미정부 발표에서도 눈에 띄는게 어디 중국의 약진뿐인가. 감소지향이지만 일본의 흑자는 여전하고, 거래방식이 독특한 홍콩 이외 동아시아 10여국 모두가 대미 흑자를 구가하고 있다. 유독 한국이 적자국이다. 그것도 세계에서 화란 호주에 이은 미국의 세번째 흑자국이다. 이 동메달에 미국은 당연히 감사해야 한다. 그런데 기절할 노릇은 수년째 계속 확대되는 한국의 입초를 미국의 조야가 알아주기 커녕 거꾸로 자동차다, 통신이다 하며 시장을 더 열라는 압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 한술 더떠 한국 정부는 큰소리 커녕 수세에 몰려 있다는 현실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뿐 아니다. 현해탄 건너 문전옥답에서도 중국이나 대만등에 추월당한지 이미 오래고 그 엄청난 대일 누적적자를 제3국서 벌어 벌충하는 형세다. 그 3국중 중요한 무역 파트너 중국에 대해서도 촐초폭은 줄어드니 장래를 보면 역시 불안하다. 지나친 비관도 맞지 않다. 그러나 올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는다는 데도 국력은 정치-사회 파쟁에 소모되니 문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