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 산업용 가스터빈엔진 개발] 차세대 '청정동력원'

삼성항공의 산업용 가스터빈 엔진 개발은 국내 엔진산업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릴 수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국 영국등 일부 선진국 메이커들만이 고유모델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국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가스터빈 엔진은 발전설비 뿐만아니라 통신센터 항공기 선박 등의 동력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차세대 엔진.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등을 연료로 사용하는 청정 동력원이라는 점에서 오는 2000년대초부터는 자동차용 가솔린 엔진을 대체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때문에 가스터빈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수있는 "20세기 최고급 엔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만큼 시장규모도 연간 20조원에 이를 정도로 크다. 엔진업계는 국내 기술진에 의한 가스터빈 엔진 개발을 두가지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 첫째는 "청정 동력원"인 가스 터빈 엔진의 상용화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삼성항공 관계자는 "가스 터빈 엔진은 디젤 엔진에 비해 배기가스 등 공해물질이 1백분의 1정도에 불과해 환경 보호에 가장 적합한 동력원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는 오는 99년부터는 엔진 배기 가스에 대한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어서 청정 동력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는 그동안 항공기용과 열병합 발전소용 등으로 수입에 의존해오던 가스 터빈 엔진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항공기용 엔진의 경우만 봐도 국내 항공 업체들은 그동안 하청 생산에만 매달려왔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형차세대전투기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프랫 앤 위트니(P&W)사의 기술 지도를 받아 조립 납품해온 KF-16기용 가스 터빈 엔진. 이 전투기 엔진의 도입가격은 대당 4천3백만달러선. KF-16기의 총생산대수가 1백20대이므로 이 엔진을 국산화하면 6억달러정도 외화를 절약할 수있다는 얘기다. 삼성항공 등은 오는 98년께 산업용 가스 터빈 엔진 개발이 항공기와 선박,차량용 엔진등을 개발하는데도 응용돼 국내 관련산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이 엔진이 섭씨 1천도 이상의 고온과 최대 2만7천rpm의 고속 회전상태에서 작동해야하기 때문에 첨단 소재및 설계 가공 기술 등과 관련한 기술 파급 효과도 클것으로 분석하고있다. 삼성항공은 곧 대형 가스 터빈 엔진 생산에 착수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은 일본의 가와사키중공업 IHI 등이 선점하고 있으나 대형 가스 터빈 엔진의 고유 모델 개발을 서두르면 공략이 가능하다고 삼성항공은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